[쿠키뉴스=이훈 기자] 맨인블랙이라는 단체는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과 맞서 싸운다. 외계인과 싸우면서 모든 기억을 제거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 단체에 대해 전혀 모른다.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들 또한 은퇴할 때 모든 기억을 없애 일반인의 삶을 살게 한다. 2002년 개봉한 미국 SF 액션 첩보 영화 맨 인 블랙 2의 내용이다.
포스코가 약 20년 동안 근무했던 한 직원을 “악의적 소문 유포가 조직적인 회사 흔들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호한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며 형사고소 했다.
고소를 당한 직원은 바로 최근 청와대 앞에서 1위 시위를 하는 정민우 전 팀장이다. 정 전 팀장은 포스코에서 주로 대관 업무를 맡아왔다. 대관 업무란 보통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기업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일을 한다. 의원들의 보좌관을 만나면서 회사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다룬다.
그는 지난 5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포스코를 살려달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 전 팀장은 “권오준 회장은 전임 회장 시절의 부실 경영과 단절하지 못하고 황은연 사장은 정치권 인사들과 가깝게 지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언론에 부각받고 있다.
포스코는 소유구조 상 민간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됐다. 임기를 제대로 채운 경우도 없었고 대부분 청탁비리 횡령 등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 받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선임된 정준양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포스코 비리 사건’으로 검찰에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황교안 총리와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포스코측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지만 업계에서는 입김설에 무게를 더 두는게 사실이다. 황교안 총리와 대학 동문인 황은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3월 정기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영화 ‘맨인블랙2’에서 외계인을 잡던 토미 리 존슨은 은퇴 후 모든 기억이 지워진 채 우체국에서 일을 한다. 오랫동안 MIB에서 근무했지만 은퇴할 때는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직장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올해 창립 최초로 적자를 기록한 포스코가 은퇴 후 기억을 모두 잃게 되는 MIB 요원과 비슷해지기 보다는 은퇴 후에도 회사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길 기대한다.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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