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바람’, 힐러리 클린턴 ‘방파제’에 주춤하다

버니 샌더스의 ‘바람’, 힐러리 클린턴 ‘방파제’에 주춤하다

기사승인 2016-02-21 13:39:55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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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버니 샌더스(첫 번째 사진)의 ‘바람’이 힐러리 클린턴(두 번째 사진)의 견고한 ‘방파제’에 주춤했다.

20일(현지시간)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치러진 코커스에서 89% 개표가 이뤄진 오후 10시30분 현재 클린턴 전 장관은 52.6%의 득표율을 얻어 47.3%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

샌더스는 아이오와에서 예상을 뒤엎고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고, 이어 뉴햄프셔에서 무려 22%포인트를 넘는 격차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 같은 샌더스 ‘토네이도’가 서부로 이동하면서 그 기세가 다소 꺾인 것이다.

샌더스는 기존 주류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 파격적인 공약을 등에 업고 서부에서도 당찬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폭넓은 당내 기반에 두터운 고정지지층을 확보한 클린턴의 ‘조직력’이 좀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무소속 출신으로 민주당의 철저한 ‘아웃사이더’인 샌더스가 클린턴이 오래전부터 다져놓은 표심을 완전히 뒤업는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부는 ‘백인 표심’이 압도하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와는 달리 히스패닉계를 중심으로 한 소수인종 표심이 일찌감치 이민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창해왔던 클린턴 쪽으로 가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경선때 ‘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버락 오바마 후보보다 클린턴이 더 많은 표를 가져간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중앙무대에서 목소리를 내온 클린턴과는 달리 히스패닉계 사이에서 샌더스의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점도 있다. 지역구인 버먼트 주와 인접한 뉴햄프셔와는 확연히 다른 인종구성과 정서적 호감도가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뒤늦게 바닥을 공략한 샌더스는 대형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직표와 여성을 중심으로 한 고정표를 잠식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샌더스 돌풍이 이번 네바다 경선을 거치며 약화됐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배 이상으로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안팎으로까지 좁아진 것은 그만큼 민주당 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클린턴의 주된 지지기반인 히스패닉계와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 유권자들 사이에서 꽤 ‘이탈표’가 나온 점도 주목할만하다. 주로 히스패닉계로 구성된 네바다 주 조리노동자조합(CWU)이 막판까지 클린턴과 샌더스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뉴햄프셔를 강타했던 샌더스의 정치적 메시지가 전국적으로도 일정하게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 개혁과 부자증세,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대학 무상교육,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와 같은 파격적 공약이 상당한 호소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이번 경선의 향배를 좌우할 ‘슈퍼 화요일’이다. 당내 주류의 지지와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아성’을 구축한 클린턴을 누를 강력한 상승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샌더스로서는 일주일 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를 필승의 무대로 만드는게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현실적으로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현지 민주당 유권자의 50%를 차지하면서 클린턴 쪽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흑인들의 표심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지난 9개월전 만 해도 민주당의 거물인 클린턴과는 도저히 대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언더독’(underdog·이길 가능성이 없는 후보)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하며 주류정치에 정면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월가와 대기업을 공격하는 파격적 공약을 내걸면서 대학생과 청년층, 시민사회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하고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한다는 주장은 저소득층과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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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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