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흔히 축구에서 ‘신계’라 하면 호날두와 메시를 떠올린다. 두 선수의 압도적인 기량과 스탯은 인간계에서 아무리 발부둥친 들 범접할 수 없는 거룩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마찬가지로 두 선수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꽤 오랫동안 리그 내에서 절대 양강체제를 유지해왔다.
‘고속성장’이란 표현이 걸맞은 e스포츠계에도 ‘신계’란 게 있다. SKT T1과 ROX Tigers가 그 주인공이다. 국제대회에서 늘 우승후보 0순위로 거론되는 SKT는 바르셀로나쯤 되고, ROX Tigers는 레알 마드리드가 되겠다.
세계를 호령하는 두 팀이 같은 리그에 있으니 더욱 스페인의 축구팀이 떠오른다. SKT와 ROX는 지난해 10월 열린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나란히 결승에 올라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승자는 SKT였다.
잉글랜드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빌 샹클리(1913~1981)는 이런 명언을 남긴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Form is temporary, Class is permanent)”
SKT는 잠시간 힘든 시절을 보낸 적도 했지만, 큰 맥락에서 최강자란 칭호를 달기에 부족함이 없다. 롤드컵 최초 2회 우승부터 숱한 국내 대회 우승은 이들이 왜 신계에 머물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하니 5관왕(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컵대회), UEFA 슈퍼컵, 클럽 월드컵)에 빛나는 바르셀로나에 견줄 만 하다.
2014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ROX(구 KOO)는 지난해 롤챔스 스프링에서 11연승을 달리며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돌풍은 SKT까지 집어삼키며 삼성을 대체하는 신흥 강호의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SKT는 강했다. ROX의 스탯은 어마어마했지만, 그 위에 SKT가 있었다. 매서운 폭풍이 치는 와중에도 SKT는 폭풍에 대응하는 법을 터득했다. 스프링 2라운드에서 ROX를 2대0로 누른 SKT는 결승전 리매치에선 3대0으로 셧아웃 시켰다. 이후 슬럼프에 빠진 ROX는 섬머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전 시즌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폰서였던 KOO가 파산위기를 맞은 것도 악재였다.
SKT가 섬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까스로 롤드컵 출전권을 따낸 ROX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 조별예선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데 이어 준결승에서 전통강호 KT를 꺾으며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던 SKT는 ROX를 만나 1패를 허용했다. ROX는 비록 우승컵을 내줬지만 스폰서를 잃은 와중에 보인 저력에 세계 팬들은 연신 “KOO TIGERS”를 외쳤다.
이후 ROX는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다시금 대회를 준비했다. 윈터시즌 이후 팀간 트레이드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ROX는 기존 베스트멤버를 유지했다. 그리고 2016 스프링시즌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KT는 7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IEM에서 털어냈다. 기세를 한껏 끌어올려 현존 최강팀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18일 저녁 두 팀이 다시 맞대결을 벌인다. ROX로서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웃픈’ 호칭을 떨쳐 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SKT는 ‘기승전슼’이란 일종의 순리를 이행하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다. 두 팀의 맞대결은 분명 쉽게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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