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한미약품의 8조원 규모 기술수출을 포함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지난해 기술수출 실적이 총액 10조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세계적 제약사들이 단일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8일 한미약품, 보령제약, 일양약품, 진원생명과학 등 국내 업체가 지난 한 해 동안 기술수출 계약 26건을 체결했으며, 규모가 공개된 계약 20건의 총 규모는 9조288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상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6건까지 포함하면 총액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조합 측의 분석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세계적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잉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총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한미약품은 '스펙트럼' 사와 맺은 항암 신약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지난해 최대 기술수출 계약은 보령제약이 6월 동남아 13개국에 혈압강하제 '카나브'의 기술을 수출하면서 맺은 계약으로 총 규모는 1400억원이었다. 또 제넥신의 지속형 단백질치료제(총액 1150억 달러), 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총액 1031억 규모) 등이 뒤를 이었다.

동아ST는 브라질 유로파마사와 중남미 17개국에서의 개발 및 판매권 이전을 체결했다. 삼진제약도 인도네시아 등의 제약사 4곳과 총 10개 품목의 제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일양약품의 경우 멕시코 치노인 제약사와 놀텍 품목으로 중남미 10개국에 1730만 달러 규모의 독점판매권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비씨월드제약은 전립선암 주사제를 개발, 미국의 아콘사와 미국내 임상, 허가 및 판매권 이전에 대한 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 제약사들의 매출 대부분이 내수시장에 국한된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신약개발조합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내수시장이 13조원이며 해외수출이 1.7조원으로 여전히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내수산업 중심이라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한 귀결로 세계 50대 제약사 중 한국기업이 여전히 전무하다"며 "한국 제약산업의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및 해외 판매를 적극적으로 성장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1조원 규모의 혁신제품을 개발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연 매출 2조원 이상의 50대 제약기업으로 바로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무적인 사실은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투자 계획이 많아 연 평균 13%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0년까지 누적금액 약 21.5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향후 우리나라 제약기업의 세계시장 진출과 개척을 통해 TOP 50 내 진입이 머지 않았으리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