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어버이연합, 청와대 문자 한 마디에 집회 열어… 얼마나 신뢰 돈독했으면”

박범계 “어버이연합, 청와대 문자 한 마디에 집회 열어… 얼마나 신뢰 돈독했으면”

기사승인 2016-04-25 10:33:56
사진=어버이연합측 기자회견 장면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보수 시민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이 전경련, 청와대, 국정원 등과의 유착의혹을 받으며 국정조사 요구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박범계 의원이 입을 열었다.

박 의원은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버이연합 게이트TF와 관련해 “이미 위원장을 이춘석 의원으로 임명한 상황”이라며, “어버이연합이 자발적이지 않고 뭔가 강제 집회나 강제 점거를 하며 그 기획에 청와대 혹은 권력기관이 개입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점점 범죄적인 요소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또한 박 의원은 “당초 1억2000여 만원을 차명계좌 방식으로 전경련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에 더 나아가서 매월 2500에서 3000만원까지 두 회에 걸쳐서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약 수억 원대로 이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와의 유착의혹에 대해 “허 모 행정관이 위안부 합의를 했는데, 어버이연합에 집회를 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밝혀졌고, 더 나아가 청와대 이 모 행정관이 전경련이 후원하는 사업에 어버이연합이 응모를 해보라는 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낸 바 있는 박 의원은 “허 모 행정관이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이다. 이 비서관실은 정무수석실 산하에 있다. 말 그대로 정무를 담당하는 수석실”이라면서, “청와대는 모든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기본적으로 간접방식에 의한 일을 하고, 가급적 집행부서를 통해서 일을 하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문자로 집회를 열어달라, 더군다나 문자로 이렇게 했을 정도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라는 분이 협의를 했다고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1회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신뢰 관계가 있고 대화를 했다고 봐야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대화가 오고 갔으면 그 문자 한마디에 집회를 열었겠는가? 이는 비노출 간접방식에 의한 활동의 범위를 크게 벗어난 심각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보내는 것 자체에는 하자가 없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자율성, 자발성이 어떤 경제적 논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오용될 때에는 큰 문제가 된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경제단체나 정부의 사주를 받아 시위를 해줬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어버이연합이 시민단체보다는 이익단체에 가깝다는 박 의원은 “인천공항공사의 불법주차대행업체를 위해서 집회를 해준 것이 드러났다. 사설업체의 발주를 받아 주문형 시위를 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청와대의 긴밀한 유착관계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는 박 의원은 “심지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거기에 가서 비판성, 항의성 집회를 할 정도로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경도가 매우 높은 단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지금 전경련에 자금을 지원 받았다는 거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기업경영 현장실천지킴이’ 발표를 통해 정치적 중립을 표방한 바 있다. 기업의 자금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서명까지 한 상황. 박 의원은 “사실상 정치단체이자 이익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이렇게 수억 원대의 돈이 들어갔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때 어버이연합은 자신들이 불만을 갖고 있던 재판의 담당판사가 거주 중인 원룸의 주소를 알아내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잠시 거주 중인 원룸의 주소를 알아낸 정보력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담당판사가 잠시 기거하는 원룸 집 주소가 알려졌다는 것은 어떤 배후의 기관이 전달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핵심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라며 “어버이연합이 시민단체를 자처했지만 사실상 정치단체이고 이익단체다”면서, “항상 시민단체가 정부의 어떤 잘못에 대해 비판하는 집회를 열면 맞불집회를 여는데, 그 규모로 보면 100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런데 그것이 이제 언론에 의해서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자금지원까지 갔으면 사실상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성격이 높다. 그것이 본질”이라고 밝혔다.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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