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홍석경 기자] 롯데그룹이 비자금 의혹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검찰은 수사에 단서가 될 만한 중요 서류를 확보하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매년 300억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최근 신 총괄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이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매년 100여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또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자로부터 신 회장이 매년 200억원씩을 계열사에서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다만 검찰은 통상적인 배당금·급여로 보기에는 액수가 지나치게 큰 점 등에 비춰 급여 지금을 가장한 비자금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자금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롯데호텔 33층 비서실 내 비밀공간에서 오너 일가의 자금 입출금 내역이 담긴 금전출납자료와 통장 등도 대거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 서류를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입증할 중요 단서로 보고 있다.

검찰이 롯데그룹의 ‘수상한 자금’을 확인하자 이 돈의 출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이 자금이 계열사로부터 조성된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집중 추궁하고 있지만, 자금관리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 돈이 ‘배당금과 급여 성격’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신 회장의 배당 수령액은 모두 154억원, 급여는 총 58억원 정도였다. 합하면 212억원으로 검찰이 밝힌 신 회장 관련 자금 규모와 비슷하다.

신 총괄회장의 경우는 지난해 배당수령액과 급여가 각각 20억원, 41억원으로 자금관리인들이 진술한 ‘연간 100억원’에는 40억원 정도 모자란다. 다만 검찰은 이 같은 자금관리인들과 롯데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는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계열사에서 정상적으로 지급된 배당금·급여로 비자금 성격의 돈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을 아꼈다. hsk870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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