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팅의 꼼수①] ‘타인 경험’ 위조하는 사람들

[블로그 마케팅의 꼼수①] ‘타인 경험’ 위조하는 사람들

기사승인 2016-06-14 05:00:55
국민일보 DB

"국내 등록 블로그 수 약 3000만개… 일평균 100만개 포스팅

업체가 준 사진으로 포스팅… 직접 가보지 않아도 가 본 것처럼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모(32)씨는 부쩍 늘어난 눈가주름 때문에 걱정이 많다. 눈가주름을 검색해 블로그에 포스팅 된 시술 후기를 살펴보던 이씨는 ‘광고성 글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명과 연락처를 남기지 않겠다’는 글쓴이의 말에 믿음이 생겼다. 쪽지를 통해 블로그 주인에게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병원에 방문한 이씨는 데스크에 앉아 블로그 글을 포스팅 하는 직원을 보고 난 뒤에야 자신이 봤던 글이 광고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타인의 경험을 자신의 선택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TV광고와는 달리 장단점과 가성비, 서비스의 질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가 담겨야 할 인터넷에 ‘개인의 경험’으로 위장한 업체의 광고글이 넘쳐나면서 자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타인의 경험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 바로 ‘블로그’다. 블로그의 경우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블로그 마케팅 업체는 이러한 부분을 노려 광고를 마치 직접 경험한 것처럼 꾸며 포스팅한다. 일반 블로거 이용자에게 무료시식권이나 이용권 등을 주고 포스팅을 부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다른 사람의 글과 사진을 적당히 수정하는 방식을 쓰며 업체로부터 직접 사진을 받아 사용하는 꼼수를 사용한다. 타인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위장해 방문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 등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블로그 숫자는 약 3000만개로 추정되며 하루에 생산되는 포스팅은 평균 100만여개에 이른다. 이 중 네이버 블로그는 2300만개에 포스팅 수는 80만개로 전체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법 블로그 광고’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나 성인 사이트 광고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보를 위해 일상적으로 검색하는 ‘맛집’이나 ‘시술후기’ 등의 절반 가까이가 실제 후기가 아닌 블로그 마케팅 업체와 관련돼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정업체의 후원을 받아 후기를 작성했다’고 말미의 적혀있는 경우는 그나마 양반이다.

실제로 2030대가 많이 찾는 지역의 맛집을 검색한 결과 서로 다른 블로그에서 동일한 사진을 이용해 한 음식점의 후기를 작성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맛집 등을 전문적으로 포스팅하는 블로그인 것처럼 꾸미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전직 블로그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포스팅 내용을 확인하는 방문자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이러한 방문자들에게 비상업적인 개인 블로그로 보이기 위해 일상적인 이야기나 여행 사진 등을 포스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맛집 포스팅을 하지만 실제로 가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블로그의 가장 큰 목적은 정보의 공유와 전달”라면서 “일반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양질의 정보를 공급하고 약관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특별이 제재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른바 ‘최적화 블로그’를 단기간에 만들기 위해 행해지는 어뷰징 행위는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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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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