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Brexit) 국민투표가 현지시각으로 23일 07시(한국시간 23일 15시) 시작됐다. 영국 사상 최대인 4600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친 가운데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이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가까운 경제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브렉시트 확정 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파운드화의 급락이다. 이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산하 건전성감독원은 시중 은행에 브렉시트 직후 대량의 현금인출(뱅크런)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 놓을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07년 노던록 은행 파산 직전 발생한 뱅크런으로 인해 금융회사들이 연쇄부도 위기에 처했던 일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영국자금이 대량을 빠져나갈 가능성도 크다. 각국에서 투표 결과에 대해 ‘비상대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브렉시트 가결은 스코틀랜드의 영국 탈퇴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브렉시트가 확정된다면 스코틀랜드의 영국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2014년 9월 실시한 독립 찬반 투표에서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지만 아직까지 독립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브렉시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국내 수출품목들은 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지만 탈퇴가 확정된다면 이러한 혜택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영국에 수출할 때와 미국,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관세가 부가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원화가치의 하락도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확정된다면 유럽은 물론 세계경제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 당 15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표 직전 발표된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반은 박빙이다. 오피니언 조사결과는 잔류와 탈퇴가 각각 44%와 45%였고, TNS 조사결과 역시 41%대 43%로 탈퇴가 근소 우위다. 투표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