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국내에서 보관된 제대혈 중 가족제대혈이 기증제대혈의 10배가 넘지만 정작 치료목적으로 사용된 제대혈은 기증제대혈이 가족제대혈보다 2.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국내 제대혈 보관 현황 및 시장규모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총 59만6346건의 제대혈이 보관 중이며 이 중 가족제대혈이 92.0%인 54만8889건, 기증제대혈이 8.0%인 4만7457건으로 가족제대혈 보관건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보관 현황을 보면 기증제대혈은 2687건에 머문 반면, 가족제대혈은 기증제대혈의 10배 수준인 2만6780건에 달했다.
또 치료목적으로 사용(이식)된 제대혈 현황을 보면,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가족제대혈은 139 유닛(unit)에 머문 반면, 기증제대혈은 371 유닛으로 가족제대혈보다 2.6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혈병 등 혈액질환에 사용된 제대혈 현황을 보면, 기증제대혈은 337유닛이었고 가족제대혈은 고작 2건에 불과했다. 반면 가족제대혈은 발달장애 및 뇌질환에 126유닛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가족제대혈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발병인자를 갖고 있다면 본인의 제대혈을 사용 시 재발 위험성이 높고”고 말했다. 실제 미국 골수이식학회의 2008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보관된 자신의 제대혈을 사용할 확률은 많게는 0.04%에 그친다. 남 의원은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인 제대혈 관리를 하기 전에 상업적 목적으로 제대혈 보관사업에 뛰어든 업체의 난립으로 가족제대혈 보관이 기형적으로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족제대혈은 사적 계약에 따라 이식 외 세포치료 활용, 미래적 가치 등을 위해 보관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15년 보관을 기준으로 88만원에서 230만원이 넘는 등 고비용일 뿐 아니라 업체별 편차도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가족제대혈의 경우 부적격으로 폐기되는 사례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나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가족제대혈 부적격 건수를 보면 2014년 1113건, 2015년 2311건 등 2012년 이후 지난 해 까지 4년간 6650건에 달했으며, 부적격 사유는 용량 부족 및 B형 간염 등 감염성 질환, 세균검사 양성 등이 대부분이었다.
남 의원은 “제대혈 보관을 국제적 추세에 맞게 가족제대혈보다는 기증제대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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