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취임한 김병옥(57) 안전보건공단 상임감사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숭고한 가치에 힘을 더할 수 있다는 보람으로 숨차게 달려왔다”며 그간의 소감을 짧게 전했다.

2014년 3월 인천에서 울산으로 청사를 이전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은 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은 국내 최고의 산업재해예방 전문기관으로 발돋움에 본격 나섰다. 그 가운데 기관장 못지않은 리더십과 전문성을 겸비한 김병옥 감사의 역할이 눈에 띈다.

3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실무행정에 잔뼈가 굵은 김 감사는 노동부 산업보건환경팀장, 안전보건정책과장 등 요직을 거쳐 충북지방노동위원장,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1일 울산에 위치한 공단 감사실에서 만난 그는 “오랜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상임감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도덕성 확립과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 7개월을 맞은 김 감사는 직원들 사이에서 ‘선비’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별명이 무색치 않을 만큼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는 간결한 어조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주로 청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신중한 한마디 한마디에 오랜 공직생활의 연륜이 묻어났다.

김 감사는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을 꼽았다. 그는 다산의 '청렴은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근본(廉者 萬善之源 諸德之根)'이라는 글귀를 언급하면서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청렴은 자기수양을 통한 도덕성의 확립과 더불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산의 ‘목민심서’에 대해 "현재 우리사회에도 충분히 유효한 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한 김 감사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잘못된 제도나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나가는 것이 곧 현대적 의미의 청렴일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김 감사는 전통적인 부패의 개념인 공금횡령과 금품수수, 예산낭비를 없애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불공정, 불투명성, 결과에 대한 무책임·무사안일에 이르기까지 감사대상을 확대해 기관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감사업무에 대해서도 뚜렷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조직의 가치를 높이고 임직원이 전문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업무수행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감사업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현장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현장스킨십 강화를 통해 1500여명 직원과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김 감사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우리나라의 사고사망만인율을 줄이는 문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소규모 사업장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공단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면서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공단이 최고의 청렴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산업재해예방이라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근로자를 위해 시작한 공직.. "소통, 조직역량 극대화에 가장 필요한 요소"

상임감사로 오기 전 오랜 기간동안 고용노동부에 몸 담았던 김 감사가 처음 공직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조금 남달랐다. 청년시절인 1980년대 당시 제법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그가 어느날 돌연 사표를 내고 행정고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것.  

모두가 넉넉하지만은 않았던 시절. 그의 여동생이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대학의 꿈을 접고 돈을 벌겠다며 공장에 여공으로 들어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와 자욱한 먼지, 열악한 노동환경 속 건강을 위협받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한 감 감사는 곧 자신의 여동생이 눈에 밟혔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부터 공직에 대한 꿈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미 다니고 있는 직장을 박차고 나와 언제 합격할지 모를 행정고시를 준비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로는 힘든 일이었다. 당연히 집안의 반대도 극심했다. 그의 부모님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미쳤다’며 뜯어말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청년 김병옥의 결심은 끝내 흔들리지 않았다. 공직자로서 공익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근로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공부를 시작한 뒤 3년 반 만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가 이후 고용부에 몸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근로자를 위해 시작한 공직생활이었기에 김 감사는 항상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가 바로 소통”이라며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조직에 생명력과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 감사는 정기적으로 ‘감사레터’를 공단 인트라넷에 올리고 있다. 김 감사가 글을 올리면 직원들은 답글로 화답한다. 대부분 인생의 선배로서 충고를 부탁하는 글들이다. 그의 노사관계 행정업무 경험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한 내부갈등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다변화되는 산업안전보건분야, 기존의 수동적 감사로는 한계"

김병옥 감사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리스크 통합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기존 자체감사기구 중심의 수동적 리스크 관리에서 벗어나 현업부서와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리스크관리모델을 구축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는 기술의 발달로 사물과 사람, 인터넷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대두되고,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감소, 정보집약적 근로환경, 1인 제조업의 증가 등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산업안전보건 분야 역시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따라서 기존 적발위주의 감사업무 방식으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감사의 진단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 감사는 제한된 감사인력만으로도 리스크관리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반복 지적사례 등 고위험 핵심 취약분야를 중점 관리했다. 또한 방만경영을 견제하기 위해 자체감사기구와 일선기관의 자율감사인 협업감사를 통해 자율적 자정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에는 현업부서와 경영진을 지원하는 전담조직과 자체감사기구의 3단계 관리모델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전사적 리스크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사전예방 감사체계를 선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단 업무에서 정보시스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IT에 기반한 60여개 주요 리스크를 상시모니터링하는 사전예방 감사체계도 구축 중이다.

인터뷰 말미에 김 감사는 중용의 ‘誠者物之終始 不誠無物(성자물지종시 불성무물)’ 글귀를 언급했다. 정성은 모든 것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의미다. 

 

김 감사는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다는 일념 하에 모두의 정성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자체 감사기구의 장으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단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미션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1987년 설립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산업체를 지원하고 안전시설을 관리감독하는 국내 유일의 산업재해예방 공공기관이다.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산업·건설·화학분야 사고예방 계획 수립, 업체 기술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병옥 상임감사>
-1960년 2월 26일
-청주고등학교 졸업
-동경대 법학 석사
-충북대 법학 박사
-제33회 행정고시 합격
-노동부 산업보건환경팀장, 안전보건정책과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고용노동연수원 교육협력관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 위원장
-現 안전보건공단 상임감사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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