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관리운영을 비롯해 4대 사회보험 징수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이다.  ▲희망과 행복 ▲소통과 화합 ▲변화와 도전 ▲창의와 전문성이라는 4대 핵심가치 아래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 있다.

국민보건과 사회보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24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유일하게 종합청렴도 1등급(매우 우수)을 받은 사실은 우리나라 사회보장 시스템 전반의 격이 한단계 높아진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더욱 뜻 깊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 이성록(58) 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가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감사는 행정·재정적 낭비를 줄이기 위한 ‘일상감사’ 체계와 사업 수립·집행·평가·사후관리의 전 과정을 감사하는 ‘시스템 감사’ 등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 석사,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복지대 재활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이 감사는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위원회 실무위원, 대한노인회 중앙회 사무총장, 국무총리실 사회보장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사회복지 전문가다. 

이 감사는 지난 13일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공단 감사실에서 가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직 전체의 건강은 감사실이 지키는 것”이라며 “기존의 시스템과 같이 개인의 비위행위를 적발해 벌주는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사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종합감사를 줄이는 대신 자율감사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일상감사가 강화되면 사전예방의 효과가 크고, 방만 경영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사는 "취임 직후만 하더라도 전 감사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아 막막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러한 난관을 전임 감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결해나갔다. 이 감사는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임 감사를 위한 자료와 기록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남은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공단의 우수한 인력들과 함께했다는 것, 가장 최고들과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는 이성록 감사를 만나봤다. 

 


-취임 1년 7개월여를 맞았다. 소감은? 

▲ 한해 예산이 올해 기준으로 57조원에 1만 3000 임·직원이 근무하는 공단의 감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태생적으로 감사 업무는 국민의 시각에서 무엇이 더 유익한가를 고민하는 자리다. 취임할 때 우리 공단이 사업 수립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감사를 수행해 ‘청렴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매우우수’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기본이 바로 서는 공단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남은 임기동안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내부 시스템 강화로 위험요소를 제거해 조직의 가치를 증대시키겠다. 


-감사업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 공공기관의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경쟁력의 원천이다. 기관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이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청렴윤리 의식 확산과 청렴도 향상은 한 두 번의 이벤트나 단기적 관리만으로는 개선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청렴윤리는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청렴윤리의식이 내재화 돼야만 행동으로 표출되고 업무수행 전 과정에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사 업무는 과거의 관행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기관의 윤리경영 실천과 직원의 올바른 의식향상 유지에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감사의 역할에 따라 조직의 운명을 달리할 수도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제동장치’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규모가 큰 조직은 메시지 전달에 한계가 있어,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함께 무한팽창하려는 ‘관성’도 지니고 있다. 이를 통제하는 것이 위험관리다. 물론 너무 제동을 자주 거는 것도 좋지 않다. 다만 제동장치가 제대로 구비됐을 때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감사 기능은 항상 살아 있어야 한다. 

 


- 감사 취임이후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왔나. 

▲ 잘못한 것에 대해 사후에 조사해 처분하고 시정토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니터링과 점검을 통해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예산과 불필요한 행정력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일상 감사는 그래서 중요하다. 

우선 위험요인 사전차단을 위한 ‘일상감사 프로세스’ 강화를 추진해 사업 시행 전 면밀한 일강감사를 통해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책을 제시하는 ‘시스템 감사’를 수행하기 위해 ‘내부 통제 자율점검 강화’와 ‘취약분야 상시점검’으로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과학적 체계 마련에 힘쓰고 있다. 


-평소 구성원들과의 소통은?

▲ 감사실에서 직급별로 2개 그룹의 학습토론회를 운영토록 해 각종 교육과 간담회 등으로 평소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현장 방문으로 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통해 직원들과 상통하는 감사경영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52개 지역본부와 지사를 방문했다. 

공단 규모가 크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직원들 모두와 만날 수는 없다. 그래서 소통의 방식을 제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감사가 직원들의 독립성과 전문성, 윤리성을 지켜주면 직원들 역시 저를 믿고 능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믿는다. 직원들이 저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감사라고 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지난날 감사 업무가 너무 힘겹게 느껴지던 고비가 있었다. 과거의 관행이 쉽사리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제목을 ‘미리 보는 이임사’로 정했다. 이 편지 형식의 가상 이임사에서 ‘외로운 섬을 떠나며 절망을 배우고 떠난다’는 강한 표현을 써 조목조목 감사 업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 다음 ‘실제로 공단을 떠날 때는 희망을 보고 떠난다고 이임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 이후로는 오히려 분위기가 좋아졌다. 옳은 것을 주장하는 것에서 만큼은 직원들이나 저나 공통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리라는 영역에서 하나가 되면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기여나 활동은 어떤 형태로 진행했나.

▲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취임 첫날 책상 위에 있었던 것이 ‘사회공헌프로그램 가입서’였다. 공단에선 매칭펀드를 통해 사회환원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직원들이 회비로 8억여원을 조성하면 공단에서도 그만큼의 예산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이 밖에도 사회공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원봉사다. 우리 직원들에게 자원봉사를 ‘한다’는 표현보다 ‘배우러왔다’는 표현을 쓰라고 권한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단순한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함이다. 어떻게 봉사하는 것인지 배우러 왔다고 말할 때 상대방도, 나도 마음을 열 수 있다. 


-향후 포부를 전한다면?

▲ 우리 공단은 원주 이전기관 중 최대 규모의 기관이기에 공직자로서 모범을 보이고 지역사회 활동과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꾸준한 배려와 관심을 이어나가야 한다. 

조직분위기 쇄신 등 소통문화를 형성하고 조직질서 문란행위는 일벌백계하는 등 원주 이전에 따른 새로운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감사업무를 그만두게 된다면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시민의 입장에서 건강제도보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우리 공단은 준정부기관 중에선 최대 규모의 기관이므로 여러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남은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이임사에 ‘공단의 우수한 인력들과 함께했다는 것, 가장 최고들과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이성록 국민건강관리보험공단 상임감사>

-국무총리실 사회보장심의위원회 위원

-대한노인회 중앙회 사무총장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위원회 실무위원

-한국복지대학교 재활복지과 교수

-現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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