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경표 기자] “본부를 투명하게 운영해 국민적 신뢰를 받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신뢰는 곧 실력에서 나오는 만큼, 최대한 신속히 질병에 관한 정보를 모두 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외국에 갔다 온 후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즉시 감염병 신고번호 '1339'번으로 연락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하 질본)은 최근 충북 오송본부에서 가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국가 방역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인 질본은 올해 초 보건복지부산하 차관급 기관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지난해 5월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 이후 지휘체계 일원화와 강력한 현장대응의 필요성을 정부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정 본부장은 취임 후 위기소통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로 그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 전달을 위해 ‘위기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풍부한 대외소통을 가능토록 했다.
또한 위기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토록 ‘감염병진단관리과’와 신종 감염병 동향 감시와 감염병 분야 국제협력을 전담하는 ‘위기분석국제협력과’도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직을 업그레이드했다.
인터뷰에서 정 본부장은 "신종감염병의 경우 조기 감지 및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입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에 대한 진단 능력 확보와 함께 감시체계에 편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들이 저희 질병관리본부를 믿고 안심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통과 신뢰'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를 취득했다. 호흡기 분야 권위자인 정 본부장은 아시아 태평양 COPD포럼 의장, 대한 결핵 및 호흡기 학회 국제협력이사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폐센터 센터장·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4년간 병원장으로 근무했다.
지난 2월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된 그는 정부로부터 “풍부한 진료·임상 경험과 함께 강한 추진력과 소통능력을 겸비했했고 조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다음은 정기석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8개월여를 맞았다. 소감은?
▲질병관리본부에 와서 보니, 우수한 인력들이 많으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강도 높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질병관리본부장 취임 이후 지카 바이러스, 콜레라 등의 감염병 발생에 선제적으로 강하게 대처해 잘 극복해 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 보다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조직 운영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시는 부분은?
▲조직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소통이다. 온 국민이 믿도록 하는, 신뢰받는 기관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실력을 더 많이 쌓아야 하고, 정부부처, 언론, 국민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리기 위한 소통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감염병 예방 및 확산 차단을 위해 본부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감염병 발생 초기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국가방역체계 개편과제의 일환으로 긴급상황실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감염병 신고 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한 24시간 상황 신고 접수 및 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고, 질병관리본부-의료기관 핫라인, 지자체 담당자 일일당직보고제, 주요 실험실 검사 결과 실시간 공유 체계 등이 가동되고 있다.
또한, 전문임기제 역학조사관 30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등 초동대처에 필수적인 역학조사 전문인력 양성으로 지자체 지원 등 필요시 즉시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이 현장 출동, 현장방역본부 지휘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의심환자 신고의 최접점인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의료계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신종 감염병 관련 정보 수시 제공, 해외 여행력 묻기 캠페인 등을 통해 의료인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해외에서 유입되는 병원균을 100% 차단하기란 어려운 만큼, 국제적 차원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20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공중보건 감시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24시간 긴급상황센터 상황실에서 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US CDC),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 감염병네트워크(Promed), 각 국의 보건부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특이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외에서 유행하는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일일 동향보고를 작성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위험평가를 통해 국내 유입 가능성과 토착화 가능성을 분석해 대응의 기초자료로 삼고 있다. 아울러 각국의 WHO 국제보건규약 담당관들과 수시로 정보를 공유 중이다.
-향후 국내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예상한다면?
▲국가 간 인적교류 증대와 기후변화로 모기매개질환이 유입되고 국내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뎅기열과 웨스트나일열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뎅기열은 200~3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모두 해외에서 감염되어 들어 온 케이스이다. 그런데 2014년 뎅기열은 일본에서 해외여행력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같은 매개모기(흰줄숲모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웨스트나일열은 2012년에 1명의 환자가 있었지만 향후 국내발생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방역체계 수준은 세계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와 있는지?
▲세계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도 상당한 수준이다. 질병관리는 크게 사전 예방, 조기 감지, 신속 대응으로 나눌 수 있다. 신종감염병의 경우는 조기 감지 및 진단이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유입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에 대한 진단 능력을 확보하고 감시체계에 편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외 감염병 동향 파악, 의료계 등과의 적시 정보공유가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 긴급상황센터를 신설하고 24시간 7일 운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국민들이 저희 질병관리본부를 믿고 안심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질병 없는 건강사회 구현을 위해 ‘소통과 신뢰’로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를 실질적인 질병 관리와 방역은 물론, 미래에 다가올 감염병에 대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미래에 어떤 질병이 유입되더라도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기석 본부장>
-아시아 태평양 COPD포럼 의장
-대한내과학회 교육이사
-대한 결핵 및 호흡기 학회 국제협력이사
-천식연구회 부회장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폐센터 센터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폐센터 교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병원장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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