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의혹 많은 청와대 바람 잘 날 없다’

유명한 속담을 인용해 쿡기자를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청와대가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수백개의 미용주사제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7시간’ 동안 미용주사를 맞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습니다. 

이번엔 ‘비아그라’입니다. 청와대가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를 대량으로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혈관확장제로 개발된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사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내역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비아그라 60정과 비아그라 복제품인 팔팔정 304정, 총 364정을 사들였습니다. 

시민들은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입 이유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성추문을 연결지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급하게 해명에 나섰습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비아그라 구매’에 대해 “대통령 주치의가 자문의에게 황열병과 고산병에 대해 자문받아 처방받은 약품”이라며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아프리카 순방을 갔을 당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팔팔정을 함께 구매한 이유에 대해서 “비아그라가 비싸서 복제품으로 구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의혹을 불식시키기에 부족해 보입니다. 청와대는 이미 고산병 치료제인 아세타졸아마이드 250mg 1200정을 별도로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주치의가 일부 등산객들 사이에서 알려진 민간요법을 차용해 처방한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2011년 비아그라가 오히려 고산병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논문 발표도 있었는데 말이죠. 

대통령이 순방을 떠났던 아프리카 지역의 해발고도가 고산병 위험을 겪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 지역에 순방을 갔습니다. 이 중 고산병을 일으킬 만한 곳은 에티오피아의 도시 아디스아바바(2355m)뿐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고산병은 해발고도 1850m~2750m 사이에 위치한 지역에서 10명 중 2명 정도만 앓습니다. 청와대가 고산병 예방 차원에서 비아그라 수백 정을 샀다고 하기에는 그 양이 지나치게 많아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청와대가 ‘비아그라 구입’에 대해 해명한 23일 자신의 SNS에 “의료전문가들은 고산병 치료 및 예방에 호흡개선 효과가 있는 아세타졸을 처방한다”며 “비아그라는 정식처방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표 의원은 히말라야를 2번 다녀온 등산가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가 밝힌 아프리카 지역 3군데 모두 고산병의 한 증상인 ‘고소폐부종’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라며 “비아그라는 돈 없는 ‘산쟁이’들의 임시 처방”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도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아그라에 태반주사까지. 청와대 수준 정말 막장이다” “청와대는 뭐 하는 곳인가? 비아그라까지 사고” “청와대가 또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대통령 주치의가 돌팔이인가. 어느 쪽이든 해임하고 처벌하라” “청와대가 비아그라 구매한 것 보고 외신들도 난리다. 이게 무슨 나라 망신이냐” “소독용 알코올 대신 보드카 사는 격이네” “비아그라가 비싸서 복제품 팔팔정을 샀단다. 그것도 청와대에서” “순방을 얼마나 한다고 저렇게 사들여?”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24일 아침. 직장인 여성 A씨가 방송 기자를 사칭해 차움의원의 원장과 인터뷰를 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A씨는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들이 사실인지 너무 궁금해서 병원을 찾아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병원장에게 ‘대통령과 최씨 일가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 주었나’에 대해 캐물었습니다. 그 과정에 병원장은 A씨가 전문용어나 관련 내용을 잘 모르는 걸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덜미를 잡힌 거죠. 전 국민의 마음이 A씨와 같았을 겁니다. 

박 대통령에게는 ‘최순실 국정 개입’ ‘세월호 참사 7시간’ ‘프로포폴’ 등 아직도 해명해야 할 의혹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 조사를 거부하며 불통과 고집으로 일관하고 있죠. 수많은 의혹을 낳게 한 당사자이자 민심을 헤아려야 할 대통령, 시국 안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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