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각종 사물에 센서가 부착돼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한번에 제어가 가능한 세상.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이 결합돼 사용자의 필요에 응답하는 것을 떠나 '예측'하기까지 하는 세상. 이미 그 세상은 머지 않았다. 올해 국가전전시회(CES)에서는 이 같은 기술을 어떻게 상용화하는가를 놓고 각축전이 벌어졌다. 이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는 당연한 현실이 되었고 어떤 기술이 어떻게 지배력을 가지게 될지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돼 이루어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전 세계가 이 4차 산업혁명의 목전에서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기술로 만들어진 무형의 플랫폼이다. 플랫폼을 선점하는 이가 향후 몇 년 후를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을 선점하면 거대한 데이터(빅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 플랫폼은 더 공고해지기 마련이다.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이 '항상 위기'임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하드웨어 시장의 선두를 놓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어 다른 경쟁자에게 우위를 쉽게 뺏길 수 있다. 플랫폼과 같은 소프트웨어로의 지배로 돌아서기에는 기술력이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비브랩스 등 소프트웨어 기술기업 인수를 늘리는 것은 이 같은 위기감에서 기인한다. LG도 스마트카에 앞서 카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R&D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도 위기감의 발로다. 

당장 아마존에서 개발한 알렉사 등의 보다 앞선 음성인식 기술을 쉽게 빌려 적용하지 않는 것은 그것을 적용하면 플랫폼의 '점령'으로 플랫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데이터 분석 기술이 진보하면서 한 번 플랫폼을 선점한 이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진보되어 간다. 하드웨어가 바뀌지만 소프트웨어는 영원하다. 구글은 비록 구글폰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안드로이드로 전 세계 휴대폰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점령하고 있다. 

이 같이 중요한 시기에 한국 전자업체들은 경제 수장인 대통령의 공백과 각종 사건사고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실기하지 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아야 할 때다. 4차 산업혁명의 빅데이터 시대에는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이라도 한 번 실기하면 그 지배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R&D 역량을 쏟아부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 방안에 몰두해야 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많은 기업이 다른 먹거리 찾기 등 생존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도와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안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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