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구기자의 장바구니즈. 오늘도 구현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구현화 기자 ▷ 안녕하세요. 우리 소비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장바구니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알짜 정보만을 골라 전해드리는 장바구니즈의 구현화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도 장바구니즈와 함께 장바구니 한 가득 채울 수 있는 정보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구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 준비되어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오늘은 화장품에 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여성분들, 견미리 팩트. 하면 뭔지 다 아시죠? 하지만 그 원래 제품명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사용하고 있고, 또 어떻게 생긴 제품인지는 아는데, 그 정확한 제품명은 모르는 거죠. 그렇게 요즘은 화장품이 실제 제품명이 아닌 애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건지, 또 거기에는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장바구니즈. 화장품 애칭에 대한 내용으로 함께 합니다. 구현화 기자, 화장품이 그렇게 애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나요?
구현화 기자 ▷ 그렇습니다. 많은 뷰티 업체들이 어려운 제품명을 선정하기보다는 유행하기 쉽도록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이름을 붙인 후 확산시키는, 소위 애칭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업체에서요? 왜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구현화 기자 ▷ 제품이 정해진 애칭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타면 인기가 높아질 수 있고. 수 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 천 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로또 화장품이 될 수 있어서인데요. 그 때문에 일부러 출시 전부터 애칭을 정해놓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또 일부 업체들은 홈쇼핑과 SNS 등을 활용해 먼저 애칭을 만들어 전파하는 애칭 마케팅도 펼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군요. 그럼 화장품에 대한 애칭은 거의 화장품 회사에서 정한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소비자들이 애칭을 직접 정하는 경우는 별로 없나요?
구현화 기자 ▷ 아니요. 소비자들이 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애칭으로 제품을 부른다면, 그건 절반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아도 블로거에 포스팅이 올라온다든가, 지인의 권유 등 입소문이 퍼지면서 잘 팔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부터 보면, 화장품 브랜드마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제품에는, 항상 그에 맞는 애칭이 존재해 왔던 것 같아요. 구기자, 소비자들에게 애칭이 붙은 화장품들은, 거의 인기가 좀 있는 상품들이죠?
구현화 기자 ▷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소비자가 만든 애칭은 해당 제품의 특장점이 담겨 있고, 또 실제 수많은 사용자들의 리뷰가 누적돼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기 화장품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애칭이 붙은 화장품들은 인기 화장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되는 거군요.
구현화 기자 ▷ 네. 화장품 시장은 우리들 생각보다 더 치열하거든요. 그렇게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애칭을 붙였다면, 그건 절반은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줘야 애칭이 만들어지고, 또 그런 애칭이 생기면 입소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본 제품명이 있는데, 왜 이런 애칭을 붙였을까요?
구현화 기자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화장품 시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죠. 몇 년 전부터 중저가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그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요. 그러다보니 직관적으로 쉽게 각인되는 제품이 인기였고요. 그러면서 애칭을 붙이기 시작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화장품에 애칭이 붙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럼 이제 애칭이 붙은 화장품들에 대해 알아볼게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바로 갈색병이에요. 아마 많은 여성분들이 갈색병이라고 부르는 에센스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맞습니다. 갈색병은 애칭의 대명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죠. 갈색의 플라스틱 용기 덕분에 갈색병이라는 별명을 얻은 화장품인데요. 원래 제품명은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갈색병. 갈색병 하는데. 원래 제품명은 엄청 기네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하지만 그 풀 네임을 불러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갈색병이라는 애칭이 널리 통하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화장품 애칭의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는 갈색병은 본품 뿐 아니라 아이크림과 업그레이드 제품들 또한, 같은 갈색병이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는데요. 앞으로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오더라도, 구체적인 정식 명칭 변화는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할 만큼 사랑받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게요. 앞으로도 제품명보다는 애칭으로 계속 불리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애칭템 화장품이 바로 견미리 팩트에요. 주변을 봐도, 30대 이후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화장품도 아마 원래 제품명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견미리 팩트는 원래 에이지 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가 본 제품명인데요. 애경이 3년 전 출시하면서, 중견 배우 견미리를 모델로 홈쇼핑 광고를 방영해 눈길을 끌었고요. 이후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에센스 병이 갈색이라 갈색병. 또 배우 견미리가 모델이라 견미리 팩트. 그러고 보면, 다들 꽤 단순한 이유에요.
구현화 기자 ▷ 네. 중년 여성들 사이에 백옥 피부를 가진 견미리가 애용하는 팩트라는 홍보효과가 발생했고요. 입소문이 나면서 로또 화장품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애경에 따르면 이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견미리 팩트라고 부르기 시작했고요. 그 후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단일 제품으로 누적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해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애칭템 효과를 톡톡히 봤네요. 그리고 요즘에는 견미리 팩트가 다른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다죠?
구현화 기자 ▷ 그렇습니다. 견미리 팩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에는 모녀 팩트라는 애칭도 생겨났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왜 모녀 팩트로 불리기 시작한 건가요?
구현화 기자 ▷ 견미리 팩트 제품이 홈쇼핑에서 팩트 본품 2개와 에센스, 립스틱 등으로 구성된 세트로 판매되었는데요. 중년의 엄마들이 그 세트를 구매하면서 딸에게 권유하게 됐고. 그 덕분에 20~30대 여성 사이에서도 견미리 팩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거죠. 또 최근에는 홈쇼핑에서 자주 그리고 빠르게 매진되면서, 완판 팩트라는 세 번째 애칭도 생겼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유난히 홈쇼핑에서 인기가 높은 품목이 있다고 하던데. 이 견미리 팩트가 홈쇼핑에서 인기가 엄청나군요.
구현화 기자 ▷ 네. GS샵에서 지난해 9월 13일부터 약 10개월 동안, 56회 방송에서 연속 매진 행진을 펼쳐 완판 팩트라는 애칭을 얻었는데요. 모바일 홈쇼핑 포털 어플리케이션의 한해 인기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요. 2016년 인기 검색어 1위는 견미리 팩트입니다. 무려 21만 5731건의 검색 건수를 기록했는데요. 검색 건수가 높다는 건, 그만큼 관심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럼 견미리 팩트라는 애칭이, 제품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구현화 기자 ▷ 그럼요. 견미리 팩트는 홈쇼핑의 인기를 바탕으로, 여타 채널까지 보폭을 넓혀왔고요. 지난해 12월에는 면세점에도 입점했습니다. 또 올해 9월엔 계열사 백화점인 AK 플라자 수원점에 1호점을 내며, 홈쇼핑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홈쇼핑에서만 누적 매출 2280억 원, 누적 판매량 1500만 개를 기록하고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애칭이 주는 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한 번 더 느끼게 해주네요. 구기자, 갈색병과 견미리 팩트에 이어, 또 어떤 제품이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꿀 에센스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LG생활건강 CNP차앤박의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인데요. 이 제품은 꿀과 꿀통을 연상시키는 색감 때문인지, 꿀 에센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홈쇼핑과 헬스&뷰티숍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입니다. 특히 피부가 건조한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그 효과가 알려지기 시작했죠.
김민희 아나운서 ▶ 다른 제품들처럼, 그 입소문이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홈쇼핑, H&B 채널 등에서 사랑받으며, 제품을 사용해 본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2006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70만 병을 돌파해서요. 올해 상반기에만 약 12만 병 이상 팔렸습니다. 입소문이 나는 사이에서도 거의 정확한 제품명보다는 꿀 에센스로 불리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저가 화장품들의 애칭도 빼놓을 수가 없어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더 애칭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그렇습니다. 일단 상남자 이미지의 배우 마동석이 분홍빛 앞치마를 입고 광고 영상을 찍어 화제가 되고 있는 에뛰드 하우스의 경우를 보면요. 그가 광고하는 제품명은 애니 쿠션 크림 필터입니다. 하지만 그 이름보다는 마블리 쿠션이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마동석의 애칭인 마블리와 쿠션이 결합돼 마블리 쿠션으로도 불리고 있는 것이죠.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이미 마블리 쿠션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모델로 인한 광고 효과와 애칭이 잘 맞아 떨어지면서 더 인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어느 제품이 애칭으로 유명한가요?
구현화 기자 ▷ 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이 도약할 수 있게 만든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도 제품명보다는 달팽이 크림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데요. 이 제품은 중국에서도 고급 달팽이 크림이란 의미의 정찬와우면상 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원래 제품명이 기억하기 좀 어려워서, 오히려 애칭이 붙은 게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 네. 맞습니다. 달팽이 크림은 매장에서 판매사원들이 달팽이 점액 여과 추출물이 함유됐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애칭인데요. 그에 대한 홍보 활동과 소비자들의 자발성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결과적으로 애칭이 제품명처럼 쓰이고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아마 그런 애칭을 제품명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애칭이 더 유명하잖아요. 구기자, 그리고 또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구현화 기자 ▷ 짐승젤이라고 불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 베라 92% 수딩젤도 애칭으로 유명합니다. 써도써도 줄어들지 않는 짐승 같은 용량이라고 소문나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제품에 대한 홍보도 아예 짐승젤로 하고 있습니다. 또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은 아나운서들이 애용하는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일명 아나운서 크림으로 불리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렇게 화장품 애칭에 대한 이야기 하다 보니, 미용 주사에 대한 궁금증도 들어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용 주사들도 정식 명칭보다는 애칭으로 많이 불렸잖아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몇 년 전만 해도 미용 주사는 마늘 주사, 감초 주사처럼, 이름만 들어도 제품의 성분이 연상되는 이름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기 있는 주사는, 맞기만 하면 공주가 될 것 같은 신데렐라 주사, 또 바로 뽀얘질 것 같은 백옥 주사 같은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마케팅 용어일 뿐 이름과 같은 미용적 효과는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약간 과한 표현이나 애칭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다시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 해볼 텐데요. 소비자들이 만들어준 애칭 덕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화장품이 늘면서, 업체들이 애칭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그래서 후발업체들은 애칭을 미리 만들어 제품명으로 출시하거나, 또 홈쇼핑이나 SNS 등에서 전략적으로 애칭을 붙이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부 업체들은 홈쇼핑과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먼저 애칭을 만들어 전파하는 애칭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애칭 마케팅이 생긴 건 사실이지만, 그런 전략도 제품력이 좋지 않다면 의미 없는 일이겠죠?
구현화 기자 ▷ 그럼요. 제품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업체 측에서 정한 애칭. 즉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부여한 애칭이 아니라면 한계가 더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엔 제품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마케팅 비용만 과도하게 들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제품에 강렬한 애칭을 붙이고 열심히 홍보하더라도, 반짝 인기일 수밖에 없는 거죠?
구현화 기자 ▷ 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지 않으면, 한계가 있습니다. 애칭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감과 애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거든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닉네임이 자주 오르내리기 때문에, 원래 제품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나 마케팅에 애칭을 더 활발하게 사용하는 것과 업체 측에서 일방적으로 애칭을 홍보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한 단어로 제품의 특징을 표현할 수 있는데다가, 기억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최근 화장품에는 제품명 외에 특별한 애칭이 붙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화장품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들었을 뿐인데, 뭔가 예뻐지는 기분이 드네요. 구현화 기자, 정보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구현화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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