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그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1인당 국민소득과 수출액은 1960년 79달러, 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각각 2만7600만달러, 5000억달러로 급격히 성장했다. 이런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정책금융기관 중 한 곳이 수출입은행이다.
수출입은행은 수출입, 해외투자 및 해외자원개발 등 대외 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6년 설립됐다. 이후 국내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진출을 도왔다. 80, 90년대 들어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과 남북협력기금을 수탁 운영하면서 우리나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남북 평화통일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본점과 대구, 인천 등 10개 국내지점, 3개 출장소, 4개 해외현지법인 및 24개 해외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는 대한민국정부, 한국은행, 한국산업은행 등이다.
최근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업 등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리 부실과 특혜 지원 문제를 드러냈지만, 혁신안을 마련해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세계로
수출입은행의 주요업무는 수출입과 해외투자 및 해외자원개발에 필요한 금융 제공,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입과 해외진출 활성화 지원, 대외경제협력기금과 남북협력기금의 관리 및 운용이다.
수출입은행은 기본적으로 국가전략산업의 수출진흥 및 대외경제협력 증진 등 국익 실현을 위해 금융을 제공하는 공적 수출신용기관을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큰 해외건설 및 플랜트, 선박 등 주요 수출산업을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것이다. 또한 해외투자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등 상업금융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외거래 관련 리스크가 높은 분야의 진출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ICT융합, AI(인공지능), 신재생에너지 등 4차 산업관련 신성장산업 육성과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수출입은행은 국내 유일의 국가신용도 평가기관으로서 국가별 위험분석정보를 제공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200여국에 대한 국가별 경제현황 및 투자환경을 분석해 관련 정보와 해외직접투자 통계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개도국 도우미·남북 평화통일 선봉
수출입은행은 대외협력기금 수탁기관으로서 경제개발에 필요한 유상 차관을 제공함으로써 개도국과 경제협력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2년 승인된 아프리카 남수단공화국 ‘이태석 의과대학병원’ 건립사업도 이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면서, 남수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건 및 의료 인프라 구축 지원 프로젝트다. 수출입은행은 이 사업에 8400만달러를 지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남수단공화국 유소년 축구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이태석 신부는 경남고 선배이기도 하다. 평생 봉사의 삶을 바친 남수단의 어린이들을 만나서 반갑다”며 그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은 남북협력기금 수탁기관으로서 정부 대북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대한 심사, 자금집행 및 사후관리 업무 등을 수행한다. 통일 대비 북한개발 및 다자협력사업 지원을 위한 동북아 협력채널 구축 및 사업모델 등도 연구 중이다.
조선사 특혜 대출에 따른 적자 논란
수출입은행은 주요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을 선도함으로써 경쟁력 회복을 견인하고 불황의 충격을 흡수해 고용유지 등 민생기반 보전에 기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및 성동조선해양 등에 싼 이자로 특혜 대출 지원을 한 것이 드러나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과 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1조4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조2300억원의 충담금을 적립하고 정부로부터 추가경정예산 1조원의 현금출자 지원도 받았다.
하지만 추가적인 부실여신 재발방지를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 강화 및 여신 심사체계 정비와 신용공여한도 축소 등 다각적인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올해 상반기 4453억원의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수출입은행은 조선·플랜트에 여신지원이 집중돼 있는 편중리스크를 대폭 낮추고 인프라와 신성장산업 지원 비중을 2020년까지 2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유연근무 도입… 여성 인재 적극 육성
수출입은행은 국내 최고 수준의 임금을 자랑한다. 지난해 기준 신입 초임은 4300만원 수준이다. 올해는 이보다 200만원 오른 4500만원 정도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9300만원으로 금융권 톱이다. 기관장 연봉은 1억8000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유연근무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근무환경이 우수하다. 전체 98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90명이 출퇴근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형 탄련근무제를 택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또한 여성 근무에 있어서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으며,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여성을 우대하는 분위기다. 여성인력은 357명으로 전체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규채용의 경우 2015년 98명중 45명, 지난해 33명 중 21명, 올해 2분기까지 8명 중 5명이 여성 근로자다. 인턴의 경우에는 지난해 114명 중 80명, 올해 2분기까지 109명 중 61명이 여성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성별에 대한 차별 없이 공정하게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로 향하는 수출입은행
최근 취임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급변하는 남북관계, 4차 산업혁명 도래와 같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를 언급하며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그는 소통, 원칙, 미래 지향적 경영, 일과 여가의 균형을 강조했다.
은성수 은행장은 “혁신과제 이행 등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와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면서 “안으로는 모두가 마음을 한데 모으고, 밖으로는 고객, 정부, 유관기관 등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우리의 업무와 추진 방향에 대해 지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수은의 역사를 써 나가는 주인공’임을 잊지 말고 조직에 대한 자긍심이 넘쳐흐르는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수은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