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매 맞고 학대 받는 노인 해마다 늘어

아들에게 매 맞고 학대 받는 노인 해마다 늘어

기사승인 2017-12-29 13:40:39
#1. 대구에 사는 A(여·72)씨는 최근 재발한 암과 무릎 관절염 등으로 처방약 없이는 생활이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결혼 후부터 시작된 남편의 폭행으로 급기야 갈비뼈까지 부러지면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운영하는 쉼터에 입소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지속적인 상담과 병원진료 연계 서비스로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면서, 현재는 법률서비스를 통해 폭행 처벌과 이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2. B(여·77)씨는 배우자와 사별 후 알코올 중독인 아들과 함께 살면서 지속적인 욕설, 폭언과 신체적 학대를 당해왔다. 
아들에게 해가 갈까 그동안 학대 사실을 숨기며 살아왔지만 견디다 못해 결국 경찰에 신고하고 최근 쉼터에 입소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지원으로 독립생활을 위한 임대주택을 마련하고 복지시설의 밑반찬서비스와 안부확인 등의 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됐다.

학대 받는 노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접수된 노인학대 건수는 209건으로 작년 178건보다 17%(31건) 늘어났다.

2016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학대를 가한 사람은 대부분이 친족으로 아들이 50%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배우자 25%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38%, 신체적 학대 33%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노인학대 사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2007년 2312건에서 2016년 4280건으로 10년 사이 85%나 늘었다.
 
특히 상당수의 노인들은 친족들의 학대 행위를 숨겨 실제 학대받는 노인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학대사례 4280건 중 신고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도 583건(13.6%), 서울 495건(11.6%), 인천 356(8.3%)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2016년 학대건수 178건으로 노인인구 대비 발생비율은 0.054%로 전국 평균 0.061%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시는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학대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자 2015년 노인보호전문기관 1곳을 추가 개소해 현재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24시간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노인학대 신고, 위기 상담 및 일시 보호 조치, 시민을 대상으로 학대 예방 홍보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또 학대 피해노인에 대한 일시 보호와 심신 치유를 위해 학대 피해 노인쉼터를 운영하고 지역사회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위기 노인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대구시 이영옥 보건복지국장은 “노인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친족이 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대로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소외된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인학대 신고는 전국 공통으로 1577-1389 또는 110번으로 하면 된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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