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 깬 수성구 결산검사위원의 ‘꼼꼼한 결산검사’ 눈길

관행 깬 수성구 결산검사위원의 ‘꼼꼼한 결산검사’ 눈길

기사승인 2018-04-30 13:54:22

대구 수성구청 2017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들이 관행을 깨고 다른 기초자치단체와는 차별된 결산검사를 완료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수성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대구 수성구 2017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검사가 이날 결산의견서 작성을 끝으로 20일간의 일정을 종료한다.

수성구의 올해 결산검사위원은 수성구의회 석철 의원, 조영현 공인회계사, 구철 전 수성구청 복지국장 3명이 선임됐다. 조례에 따라 검사 대표위원은 석철 의원이 맡았다.

이들은 수성구 2017회계연도 예산 6172억 원이 의회가 승인한 목적대로 제대로 집행됐는지를 검사하고, 수성구 재정 규모의 적정성과 재정의 효율적인 운영 여부를 점검했다.

또 수성구청이 제출한 결산서 및 첨부서류가 지방회계법 등 관계법령의 지침을 준수했는지를 검사했다.

올해 수성구의 결산심사가 눈에 띄는 것은 전산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샘플링(표본조사) 방식으로 지출 증빙자료(지출결의서)와 수입결의서의 원본을 받아 전산 내용과 대조한 것이다. 

이는 6000억 원 가량의 세입·세출을 전산자료만으로 제대로 지출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산검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에 따른 것.

수성구 결산검사위원은 구청의 모든 부서를 1차 대상으로 정한 뒤 원장의 2%를 표본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설은 3억 원 이상의 민간보조금(위탁금)을 받은 모든 명단과 이들 시설의 사업 정산서를 제출받고, 이 가운데 분야별로 2개 이상 시설을 표본으로 최종 21곳을 선정, 4개월분의 수입결의서와 지출증빙서를 직접 확인했다.

주요 사업 중에서도 5개의 사업을 표본으로 정하고 정산서와 회계서류 일체를 점검했다.

석철 결산검사위원 대표는 “결산검사위원 전원이 주말도 없이 눈코 뜰 새 없이 분석한 덕분에 원장 검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결산심사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기간을 20일에서 5~7일 정도 연장하고 위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안했다.

결산검사위원들은 또 지금까지 구청이 제출한 구금고(대구은행 수성구청지점) 지점장의 확인서로 잔고 확인 증명을 대신하던 관행을 깨고 공인회계사가 대구은행 본점 전산실에 등재된 모든 통장을 조회하고 최종 잔고와 비교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산검사 의견서에 담긴 내용 중에서도 타 지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수성구 결산검사위원들은 최근 복지사업 확대 등으로 전액을 사업예산으로 처분했던 ▲매각 공유재산의 50%를 미래 세대를 위해 재투자기금으로 적립할 것과 ▲지출 증빙 표본에 대한 검사를 통해 민간보조금(위탁금) 집행 및 정산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따라 하나로 통합된 사회복지 분야의 노인과 청소년 세출을 각각 분리해 줄 것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키로 했다.

수성구 결산검사위원들은 “지난해 수성구의 노인·청소년 결산액 937억 원 중 지출액을 보면 노인부문이 919억 원인 반면, 청소년부문은 18억 원으로 결산액의 1.9%에 불과하다”며 “노인과 청소년을 분리하면 재정운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고 다음 연도 예산편성과 재정운영 계획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철 결산검사위원 대표는 “이번 검사를 계기로 예산이 주민의 세금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원래의 목적에 맞게 계획 단계부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예산이 집행되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힘들게 진행된 결산검사 업무에 적극 협조해 준 결산검사위원들과 공무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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