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보자 모였는데”…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 국회의원 감정싸움만

“잘해보자 모였는데”…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 국회의원 감정싸움만

기사승인 2018-05-10 18:55:15

대구시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현안 해결책을 논의키 위해 마련한 예산정책협의회가 국회의원들의 감정싸움으로 정치색만 드러낸 채 파행을 겪었다.

대구시는 10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등 대구시 관계자와 여·야 지역 국회의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각 정당별 대표 인사말이 시작되면서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인사말에서 “대구는 모든 문제를 정치적, 정무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 지금은 홀대론, 여당 때는 상대적 홀대론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예산확보가 안 된다. 이런 태도는 지역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과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내년도 국비 확보를 우려하는 발언에 이어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틀어졌다.

조원진 대표는 “이상한 정권이 들어와 이상한 나라가 됐다. 이런 정권은 처음봤다. 대구·경북은 인사도, 경제도 참사 수준을 넘어섰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홍 의원은 조 대표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옆자리에 있던 유승민 대표와 김상훈 위원장이 손을 잡았지만 홍 의원은 이를 뿌리쳤다.

대구시의 예산정책협의회가 여당 국회의원 없이 진행되면서 파행으로 치닫자 한국당과 민주당 대구시당은 각자 논평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대구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모인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보인 민주당 TK특별위원회 홍의락 위원장의 오만하고 책임 회피성 발언에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홍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으려는 자리에서 예산 확보 책임을 공무원에게 미루는 발언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퇴장하는 오만한 모습만 보였다”며 “현 정부가 들어선 후 TK인사들이 중앙정부에서 쫓겨나고, TK의 주요사업 예산이 번번이 물먹는 것은 대구·경북 공무원들의 접근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민주당 정부가 대구·경북을 홀대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홍의락 위원장은 대구·경북민에게 즉시 사과하고 중앙 예산과 인사에서 대구·경북의 홀대론을 시정하는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내고 한국당 대구시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빚어진 일을 두고 한국당이 논평을 낸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며 “오랜 기간 TK지역 국회의석을 독점한 한국당 의원들이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느라 지금의 대구가 정부로부터 홀대받는다고 느낄 만큼 열악한 수준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원진 대표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동조하는 논평을 내는 것을 보면 국정농단 사태를 겪고서도 여전히 한국당이 책임감과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초록은 동색’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며 “한국당이 대구·경북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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