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의 한 풀게 된 유학생 “영남대 와서 가족 행복 찾았어요”

13년의 한 풀게 된 유학생 “영남대 와서 가족 행복 찾았어요”

기사승인 2018-05-11 11:03:09

“한국에 유학 와서 아픈 딸까지 치료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영남대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을 찾았어요.” 

장애를 갖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의 13세 소녀가 영남대학교 등 여러 기관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중인 사연이 알려졌다.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유학 중인 마흐무디 모하마드 바시르(Mahmoodi Mohammad Bashir·31)씨의 딸 마흐무디 파르자나흐(Mahmoodi  Farzanah·13)양의 이야기다. 

파르자나흐양은 지난 2005년 3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출생 당시 제왕절개수술 과정에서 다리 골절 사고를 당했다.

출생 이후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과 골절이 재발됐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관절에 장애를 갖고 살아왔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의료진이 수술과 치료를 권했으나, 경제적인 여건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금까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냉가슴만 앓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아버지인 바시르씨는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공적개발원조(ODA) 장학생으로 선발돼 유학을 오게 된다. 

바시르씨는 불편한 몸으로 생활하는 딸을 두고 유학을 오면서 미안한 마음에 항상 딸 걱정이 앞섰다. 

영남대 교수,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던 바시르씨는 우연한 기회에 딸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유학생의 딱한 사연을 접한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의 교수와 직원들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기적같이 도움을 주겠다는 연락이 대학으로 왔다. 영남대 병원과 대한적십자사, 대구수련로타리클럽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원키로 한 것.

파르자나흐양은 지난 3월 26일 영남대 병원에서 골성장판억제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파르자나흐양은 “한국에서 유학 중인 아빠가 항상 그리웠는데 한국에서 수술을 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제 아빠랑 마음껏 뛰어놀고 싶다”며 기뻐했다.

지난 10일 오후 파르자나흐양이 도와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을 찾았다. 

꼭 한국어로 직접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영남대를 찾은 파르자나흐양은 서툴지만 제법 정확한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했다. 

밤새 영어로 꾹꾹 눌러쓴 손 편지도 잊지 않았다. 영남대 교직원을 비롯해 영남대 병원 등 수술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편지 한 장에 고스란히 담았다.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최정호 행정실장은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할 줄은 몰랐다. 교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뿌듯한 하루인 것 같다”며 “바시르씨 가족이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시르씨는 “졸업 후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면 건강해진 딸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며 “우리 가족에게 새 삶과 희망을 준 영남대는 물론 한국과 앞으로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한편, 파르자나흐 양은 지난달 퇴원 후 통원치료 중이다. 이달 중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아버지인 바시르씨는 오는 8월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영남대 병원은 파르자나흐양이 성장기에 있는 것을 고려해 지속적인 추적 관찰도 지원하기로 했다. 

파르자나흐양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더라도 현지에서 엑스레이검사를 시행해 관련 자료 등을 영남대 의료진에게 송부하는 방법으로 원격 진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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