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광화(光畵) 즉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도 한다. ‘어떤 빛을 이용하고, 어떻게 그 빛을 기록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는 사진의 발달로 이어졌다. 빛이란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과 보이지 않는 적외선, 자외선 등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도 사진에는 영향을 준다. 오늘은 이런 빛의 과학적인 측면이 아니고 빛으로 느끼는 감각적인 면을 다루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이른 아침의 빛은 선명하고 생생한 색상을 만들어 준다. 또 아침과 저녁은 태양이 낮게 떠 있어 길고 강한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광원(빛)의 위치에 따라 우리는 순광과 역광, 측광, 사광 등으로 구분한다. 순광은 카메라 쪽에서 피사체를 비추는 빛, 역광은 피사체의 뒤쪽에 광원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빛의 위치와 시간대에 따른 미묘한 차이를 이용해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보자

주로 역광을 이용해서 피사체를 새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역광으로 피사체의 내면을 볼 수 있다.

강렬한 태양광을 받는 피사체를 정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피사체 내부의 문양을 볼 수 있다. 이 역광을 이용해 식물의 새로운 패턴을 찾을 수 도 있다.

왼쪽사진은 아침광선을 역광으로 받은 산수유나무이다. 꽃이 질 무렵 가지 끝에 연한 잎이 돋아나고 배경과 완전히 분리되면서 새로운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전남 구례, 산수유나무) 오른쪽 사진은 봄을 맞아 새로 돋은 나뭇잎이 봄 햇살을 역광으로 받았다. 나무잎맥을 선명히 관찰 할 수 있도록 배경은 깔끔히 정리되었다.

역광을 이용하면 새로운 조형감을 느낄 수 있다.



출근길 아침 햇살을 받은 나팔꽃 뒤로 태양을 숨겨 보았다. 마치 나팔수의 기상 나팔소리가 들리는 듯한 설정이다. 또 오른쪽의 경우는 피사체의 상단 정면에서 비치는 역광을 이용해 영산홍의 새 잎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서울 성북) 마치 갓 태어난 아기 토끼를 보는듯한 환상이다.

해질녘 풍광은 늘 신비하다.

순천 국가정원 동산에 태양이 마지막 빛을 비추고 있다. 마침 동산을 오르는 아이들은 붉은 조끼를 입었고, 배경이 되는 동쪽 하늘엔 짙은 먹구름으로 조화를 이루었다.(전남 순천)

전망대에 오른 연인이 석양을 바라보며 사진놀이를 하고 있다. 붉은 해가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경기 안산 시화방조제 달빛전망대)

인공광원을 이용해서 새로운 조형감을 표현할 수 있다.

태양광이 아닌 조명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조형감을 표현할 수 있다. 서산으로 해가 막 넘어가고 공항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공항의 야간조명으로 항공기는 또 다른 비행을 준비하는 느낌이다.
리조트에 밤이 내렸다. 잘 단장된 정원수 뒤편에 조명이 밝고 스프링클러에서는 물을 뿜어댄다. 물과 나무와 조명이 어우러져 평범한 풍광에서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Tip : 대부분의 스마트폰 카메라의 렌즈는 고급 DSLR처럼 정교하지 않다. 역광 촬영시에는 빛이 렌즈에 직접 닿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역광의 빛이 렌즈에 직접 닿게 되면 난반사가 발생해 화면일부가 뿌엿게 되는 플레어(flare) 혹은 고스트 이미지(ghost image)가 화면을 손상시킨다. 렌즈 윗부분을 손이나 물체를 이용해 직접 렌즈로 들어가는 광선을 가려줄 필요가 있다.

글·사진=왕고섶 작가

작가 소개

왕고섶 여행 사진가.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대학에서 사진과 디자인을 전공했다. 공기업에서 30년 근무하며 사보기자, 편집장, 홍보물제작, 언론담당, 광고담당, 홍보부장을 역임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외 여행사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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