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이 넘어선 가운데 남북의 추석 풍경도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쪽에선 추석이 대표적인 민족 명절로 3일간의 연휴를 보내지만, 북한에서는 하루만 쉬며 성묘를 간다.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은 남북이 똑같다.
◇민족 최대 명정 추석…국내외 대이동 물결
한국에서 올해 추석은 대체휴가를 포함해 5일 쉰다.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기 위한 행렬이 이어진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 총 이동 인원은 3664만명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611만 명이 이동하고 추석 당일인 24일에는 최대 76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추석을 보내는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차례를 반드시 지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면서 연휴기간 가족 여행을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21~26일) 총 118만3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19만 7206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18만7623명)보다 5.1% 늘며 최고치 기록했다.
추석을 맞아 고궁과 박물관을 찾기도 한다. 이번 연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가위 문화 여행주간으로 정해 주요 문화재가 무료로 개방한다.
◇북한, 성묘가는 날…하루 대체휴가
북한은 음력 8월 15일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추석에 쉬면 바로 전이나 다음주 일요일에 근무로 보충해야 한다. 추석이 일종의 대체휴가인 셈이다.
북한은 1967년 ‘봉건 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김일성의 지시가 내려지면서 철폐되고 양력설 하나만 인정했다. 그러다가 1972년 남북대화가 진행되면서 추석 성묘를 허용하는 등 전통 명절이 부분적으로 부활됐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의 추석은 성묘를 가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2003년부터는 김정일의 지시로 한가위로 부르고 있다.
북한에선 당일 송편과 부침개 등 차례 음식을 준비해 조상의 묘소를 찾아가 제사를 지내는게 일반적이다. 성묘를 할 때는 큰절을 올리지는 않고 간단히 묵례를 올린다. 송편은 한국보다 2~3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편 속에는 주로 팥과 시래기를 넣는 경우가 많다. 송편을 빚을 때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은 남북이 똑같다.
하지만 한국처럼 대이동은 없다. 통행이 당국 통제 아래 있어서다. 북한 당국은 추석 당일 평양시 교외에 있는 공동묘지에 성묘 가는 평양시민들을 위해 버스 등 별도의 교통수단을 편성하고 평양에 묘소가 있는 지방 주민들의 경우에 제한적으로 통행증을 발급해주기도 한다.
북한에서 추석이 되면 씨름경기를 개최하는 등 명절 분위기를 돋우기도 한다. 올해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씨름의 유래와 방식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씨름경기가 능라도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황소 등 푸짐한 상품이 제공된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