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하고, 현대차 측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의결권 자문 보고서에서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등 현대차 사측과 의견이 엇갈린 주총 의안들에 대해 모두 현대차 손을 들어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배당 의안에 대해 현대차가 제시한 1주당 3000원(보통주 기준) 지급에 ‘찬성’하고, 엘리엇이 제안한 1주당 2만1967원(보통주 기준)에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 의안은 사측이 제시한 윤치원, 유진 오, 이상승 3명의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낸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긴, 마가렛 빌슨 후보에는 모두 ‘반대’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달라던 요구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 회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거버넌스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후보들이 이러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글래스 루이스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힌다. 이번 권고로 현대차 회사측 제안이 주주 관점에서 더 설득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지난 3월7일 감사 완료 시점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며 “감사보고서 공시 이전에 이번 리포트가 작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회사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이원희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대해서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겸직, 이사회 독립성 필요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 주주총회는 오는 22일 개최된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