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박지원 전 대표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3차 북미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일이고 북한식으로 말하면 대사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66년 만에 북한과 전쟁을 한 미국 대통령으로서 북한 땅을 최초로 밟음으로써 사실상 북한 체제 보장의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치의 품격’에 고정출연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두 손을 함께 번쩍 드는 사진이 남북관계를 조명할 때 늘 등장을 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월경 사진도 의미가 있지만 남북미 정상이 만나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장면이 교과서는 물론 통일되더라도 영원히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영상과 사진이 좋지 않다’는 질문에 “비록 영상과 사진이 흔들리고 경호원들과 뒤엉켜서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만남 자체가 워낙 급박했고 만남 그 자체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53분간 북미정상회동에 대해 “1차, 2차 북미정상회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이야기 한 것으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두 정상이 향후 실무회담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굉장히 좋은 합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미국은 경제 제재의 완전한 해제와 체제 보장을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는 “저는 대부분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했다고 했을 때에도 북미가 서로 완전한 비핵화, 완전한 경제 제재 해제 및 체제 보장이라는 카드를 다 꺼낸 것이 하노이 회담의 성과라고 평가했다”며 “이제 북미가 실무협상에 들어간다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 경제 제재 해제 및 체제 보장에 대해서 미국이 말한 대로 포괄적으로 일괄타결하고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 점진적 해결을 위한 실무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미, 남북관계에 대해서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과 박지원 의원이라는 질문에 “저는 이미 작년에도 북한을 방문해 북측에게 ‘두 정상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탔기 때문에 떨어지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따라서 두 정상이 떨어져 죽는 선택은 할 수 없고 이번에 보여 준 것처럼 역시 고수답게 서로 윈윈해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정상화 및 정개특위, 사개특위와 관련해 “민주당에서 한국당을 택하고 지금까지 공조해 오던 정의당 심상정을 버린 것”이라며 “국회는 원구성을 합의하면 다소 사정이 변경되더라도 그대로 가기 때문에 심상정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이번에 정의당이 배신감을 많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민주당은 역대 대통령이 약속한 검경 수사권 조정 및 사법 개혁을 위해서라도 정개특위보다는 사개특위 위원장을 선택할 것이고, 정개특위도 한국당에서 위원장을 맡더라도 이미 패스트 트랙에 안건이 올라 있고 선거제도 개혁에 과반수 의원들이 찬성하기 때문에 처리될 수 있다”며 “관건은 민주당이 과반수 의원들을 어떻게 잘 확보하느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해서 “황 대표가 정치 초짜이기 때문에 검증 과정에서 잇단 말실수, 그리고 실수가 생기면 이를 즉각 인정하고 반성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모습 등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지금 한국당 내에서 그 어떤 사람보다도 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까지는 갈 것이고, 총선 승패에 따라서 대선 후보 운명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