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1일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114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어제 역사적인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서 북한 땅을 밟는 장면, 우리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 시민에게 평화의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6·25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6년 만에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 또한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3차 회담을 통해 2~3주 내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한다.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반도 문제에 새로운 계기가 생기는 것을 크게 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제안으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이지만,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다른 한 편 이러한 희망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를 보는 마음은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이루어진 회담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남북경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 남북미 정상이 함께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 간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중심은 북미 간의 대화’라며 조연을 자처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일본 보도대로 우리는 3자 회담을 원했는데, 북한이 미국과 직거래를 고집해서 배제되었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4월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비판했고, 6월 26일에는 북한 외무성의 미국국장이 ‘한국은 빠지라’라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 사태는 심각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과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당사자인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관철되고 있는지 걱정이다. 대한민국이 배제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결과,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인 목적에 따라서 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핵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우리 머리 위에 지고 살게 된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각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걱정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에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번 회담뿐만이 아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도 이렇게 방치한 결과 일본에서 개최된 G20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무산되었고, 급기야 7월 4일부터 한국에 수출되는 일본산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보복규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90일간의 임시휴전으로 유보되었다는 소식에 한시름을 놓았던 우리 기업은 또다시 큰 고민을 안게 되었다. 역사적인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크게 환영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4강 외교를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당사자로서 적극 참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의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외톨이가 되거나, 코리아 패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