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0대‧여)씨는 지난해 8월28일 어머니(60대)을 피보험자로 H생명보험의 간편가입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11일 피보험자가 폐암으로 진단돼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정상 지급받았다. 그러나,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같은 해 4월9일 일반 건강검진 대장내시경 도중 0.4cm 크기의 용종을 제거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와 관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씨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어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계약해지를 취소하고 원상회복하라고 결정했다.
해당 보험사는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용종을 제거한 것이 이 사건 보험 청약서 질문표의 ‘수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일반 건강검진의 대장내시경은 수술실이 아닌 일반검진센터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피보험자가 수술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건강검진 결과표에 ‘대장내시경 검사 중 조직검사로 제거되었습니다’라고만 기재돼 있을 뿐 수술이라는 언급이 전혀 없고 의무기록지에도 수술이라는 표현이 전혀 없는 점, 담당의사도 수술로 설명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법원 판례에서 판시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요건인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는 “이번 조정결정은 일반 건강검진 내시경 검사 도중 용종을 제거한 것을 수술로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보장을 제한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업무를 처리한 보험사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