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언제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아무도 건들지 않은 틈새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으려고 한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넘어선 시장 포식자는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어 가고 남은 경쟁자들은 과감한 시도와 도전으로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연다. 그래서 더 어렵고, 지속하는 더욱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행보가 꽤 흥미롭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 국내에 새로운 자동차 시장을 개척한 프런티어로 평가 받는다. 시작이자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QM3다. 모두가 자동차의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르노삼성자동차는 유럽에서 캡처로 판매 중인 QM3를 2014년에 국내로 들여와 소형 SUV 시대를 열었다.
QM3는 조약돌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금도 따라잡을 수 없는 연비라는 평가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헤아렸다는 점이다. 또, 몸집은 작지만 글로브 박스 자리에 있는 ‘매직 드로어’ 등 곳곳에 마련된 깨알 같은 수납공간과 최대 1,235ℓ까지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QM3는 출시되던 해 1만8,000대가 팔리면서 그야말로 소형 SUV 붐을 일으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또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주인공은 중형 가솔린 SUV였다. 이전까지 국내 SUV 시장은 디젤 엔진이 주를 이뤘다. SUV라고 하면 우선 높은 토크에서 나오는 거친 힘이 필수 요건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넉넉한 공간을 즐기며 도심에서 부드럽고 편안하게 SUV를 타고 싶은 수요도 있었다. QM6 GDe와 LPe는 그러한 소비자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했다.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지난 8월 중형 SUV QM6가 출시 이후 처음으로 국산 중형 SUV 월간 판매 순위 2위를 달성했다. QM6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국내에서 4262대가 판매되며, 지난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처음으로 판매순위에서 경쟁 차종을 앞질렀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형 SUV 시장에서 QM6가 판매순위 2위로 올라서기는 처음이었다. 가솔린 엔진을 단 QM6 GDe와 LPG 모델 LPe의 공이 컸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9월 1일 출시된 QM6 GDe는 지난해 QM6는 총 3만2999대가 팔렸다. 이 중 가솔린 모델은 2만5706대로 전체 판매량의 78%를 차지했다. 틈새시장 공략의 흐름은 LPG 엔진을 단 QM6 LPe가 물려받았다. 이 차는 지난 6월 출시 후 지난달 QM6 LPe는 QM6 전체 판매량의 64.9%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새롭게 나섰다. SM6와 QM6에 아름다운 디자인과 더불어 최고의 품질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최상위 플래그십 브랜드인 ‘프리미에르(PREMIERE)’ 트림을 추가했다. 프리미에르(PREMIERE)는 차별화된 고급사양을 집약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최상위 모델이다. 특별 멤버십 서비스까지 연계돼 고객의 주행 여정을 완벽한 경험과 디테일로 채워준다.
프리미에르 고객들에게는 전용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도 별도로 제공한다. 프리미에르 구매 고객들은 3년 내 왕복 2회에 한해 차량정비 및 점검 시 ‘프리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프리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는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정비/점검 예약 시 고객이 요청한 장소에서 차량을 픽업하고, 정비 점검이 완료되면 차량을 다시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인도해주는 스페셜 케어 서비스다. 편리하면서도 특별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에게 만족감을 더해줄 전용 서비스다.
이러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시도는 상용차 영역에서도 인정을 얻고 있다. 바로 르노 마스터가 그 주역이다.
마스터는 르노 그룹의 뛰어난 디자인과 안전성,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화물 업무에 최적화된 공간 구성 그리고 검증된 파워트레인까지 두루 갖춘, 목적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상용차다. 현대 따라갈 수 없는 가격 대비 가치와 성능 그리고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실용성으로 밴과 소형 버스 시장에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