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선거결과와 상관 없이 민주당은 망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쌓아올린 공든 탑을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거죠.”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박정희, 전두환 독재에 대한 투쟁을 통해 어렵게 마련한 민주당의 상징자산과 정치적 자산을, 망국의 강철대오 타락한 586 운동권 출신들이 모두 탕진해 버렸습니다. 거기에 남은 것은 친문을 중심으로 한 탐욕스러운 이익공동체뿐이죠. 그래도 과거에는 보수든 진보든 잘못하면 부끄러워 할 줄은 알았는데, 이들은 그 못된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릅니다. 대신 갖은 허위와 날조와 왜곡으로 범죄가 정의로 통하는 대안적 현실을 창조하죠”라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조국사태로 이미 정의와 상식은 내다 버렸습니다. 아니, 내다 버린 데서 그친 게 아니라, 불의와 허위를 아예 새로운 정치윤리로 만들어 놓았죠. 드루킹과 손잡고 선거여론 조작했지, 민정수석 이용해 비리 덮어줬지, 청와대 동원해 울산선거개입 했지, 도대체 이명박근혜가 했던 짓 중에서 아직 이들이 안 한 짓 있나요? 공약이라고 시작한 검찰개혁은 당정청에 지지자들까지 동원해 권력의 개로 기들이려는 시도로 끝났지, 선거제개혁은 통합당과 손잡고 강자독식의 양당구조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났지. 그런데 앞으로 무슨 ‘개혁’을 더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자기들만 타락하면 괜찮습니다. 조국 사수 캠페인을 통해 이들은 사회를 ‘도덕적 패닉’에 빠뜨려 버렸습니다. 도대체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죠. 슬픈 것은 이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지지자들까지 타락시켰다는 겁니다. 언론과 시민단체, 지식인들마저 이권을 쫓아 대거 어용으로 변신했으니,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옛날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을 외쳤죠.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구가 다 디져도 문재인’을 외칩니다. 졸지에 수꼴당이 두 개가 생겨버린 겁니다. 공천과정을 보면 차라리 구수꼴이 신수꼴보다 나아요”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앞으로 정의당을 향한 공세가 심해질 겁니다. 후보는 민주당, 정당은 정의당 찍는 교차 투표자들이 있습니다. 위성정당을 만들면 교차투표를 최소한으로 줄이려 할 겁니다. 게다가 그 동안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을 찍어왔던 사람들 중에서도 이번에 민주당에 실망하여 다른 정당에 표를 던지려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 표들이 행여 정의당으로 향할까, 앞으로 마구 두드려 댈 겁니다. 만약 정의당에서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압력을 극복하고 진보의 원칙을 지킨다면, 비록 선거에선 원하던 만큼 의석을 못 얻는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승리를 얻을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