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지난번에 ‘정치가 아니라 방역을 하라’고 지적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은혜의 강 교회는 명백한 방역의 실패입니다. 교회에서 소금물을 입에 분사하는 그 현장에 경기도든, 성남시든, 구청이든, 주민센터든 파견된 공무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방역을 위한 안전수칙이 개별교회에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그 결과 교회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미신만 믿고 자체방역(?)을 하다가 일어난 사고죠. 교회 문 닫을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예배가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감독을 했어야 합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교회 문을 닫는다고 하면 대중은 환호하겠죠. 그게 바로 트럼프의 방식이었죠. 포퓰리스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그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아젠다를 확산시키는 기회로 악용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견이 됐습니다. 그래서 온 사회가 주일예배 자제를 촉구했던 거죠. 도지사 자신도 위험에 주목하고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뚫렸습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교회로만 돌립니다. 교회가 져야 할 책임이 있고, 지사가 져야 할 책임이 따로 있는 겁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그래서 ‘정치’ 말고 ‘방역’을 하라고 주문했던 겁니다. 방역에 구멍이 뚫렸으면 이제라도 방역태세를 점검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교회 전체를 강제로 폐쇄할 수는 없죠.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만 하면 대중의 환호를 받을 것이나, 실제로 그 일을 ‘집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죠. 그래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교회는 문을 닫겠다’고 하는 모양인데, 교회가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여부는 사후에 확인할 게 아니라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겁니다. 그랬다면 은혜의 강 교회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겠지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배를 강행하는 전체 교회의 문을 닫는 것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지침이나 지도를 거부하면까지 위험한 집회를 강행하는 개별교회의 집회를 금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다만 은혜의 강 교회가 그 경우에 속하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그 현장에 과연 방역담당자가 있었는지, 혹은 그 교회를 대상으로 사전에 안전한 예배를 위한 행정지도가 있었는지부터 밝혀져야 합니다. 도청이나 시청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고도 어떻게 신도들 입에 소금물을 분사하는 행태를 보일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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