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그간 잠재적 고객층으로 분류되던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카드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금융사들은 수익성은 없더라도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등을 비롯한 카드업계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들어간 청소년 체크카드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후불교통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었고, 오직 선불교통카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불 충전을 깜박한 청소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겪었고, 금융위원회는 청소년들을 ‘금융 약자’로 보고 시행령을 통해 청소년들도 후불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변경했다.
카드사들은 청소년들이 자주 방문하는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멜론이나 유튜브 등 주 이용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카드에서 추릿한 ‘쏘영 체크카드’는 멜론,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건당 3000원 이상 ▲스터디카페 ▲독서실 ▲편의점에서 건당 5000원 이상, 패스트푸드점에서 건당 7000원 이상 결제 시 결제금액의 5%를 할인해준다.
우리카드가 내놓은 ‘카드의 정석 크림틴즈 체크’는 버스·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월 2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2000원을 캐시백해준다. 또한 서점,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1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1000원을 캐시백해준다. 신한카드의 ‘틴즈플러스 포니 체크카드’는 CGV에서 월 1회 2000원, 롯데월드·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은 연 3회 50% 할인 혜택이 있으며, 배스킨라빈스,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5000원 이상 결제 시 이용금액의 5%를 캐시백해준다.
이같은 청소년 특화 체크카드들은 기존 성인들이 사용하는 체크카드 할인 요건이 20만~30만원 가량의 실적이 있어야 하는 것과 달리 전월 5만~10만원 가량의 사용 실적만 있어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성인들과 달리 청소년들의 소비 금액이 낮은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청소년 후불교통카드는 1인당 1장만 발급받을 수 있으며, 후불교통 한도도 1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특화 카드 상품들은 수익성은 없지만, 청소년이 처음 이용하는 카드사를 성인이 된 뒤에도 계속해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카드사들마다 조금씩 할인혜택이 다른 만큼 청소년 자신이 어떤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카드 신청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뿐 아니라 핀테크에서도 청소년 특화 금융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9일 청소년 금융서비스 ‘카카오뱅크 mini(미니)’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만 14~18세 이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계좌입금·이체 기능과 카카오톡 친구 간 간편이체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미니를 개설할 경우 5종의 ‘니니즈’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성인들이 이용하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처럼 전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다. 여기에 청소년 전용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대들은 카뱅 못 쓰나’는 문의를 꾸준히 받아 왔다”며 “실제로 출시 하루만에 가입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등 청소년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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