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공천전략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과 여성, 정치신인들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시켰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 대표와 공천위 간의 의견 차이를 보이며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전략공천의 50%를 여성과 청년에게 권고한다. 재정이 불안한 청년 예비후보들을 위해 기탁금을 감면하고 30% 청년 공천을 하는 등 청년 정치인에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청년들에게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두고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공천관리위원회(공천위)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성과 청년 등의 공천을 일정 비율 보장하는 할당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상 각 정당은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자 추천 중 여성 1명을 의무적으로 추천하고 비례대표의 50%는 여성에게 할당해야 한다. 즉 의무화한 여성 할당을 제외하고는 추가 할당제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공천위는 지난 1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정치신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가산점 조항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앞서 이 대표가 가산점을 반대한 것과 다른 결론이 난 셈이다.
공관위원인 양금희 국민의 힘 의원은 “신인 발굴 중요성을 고려해 광역 단체장 후보 중 정치 신인일 경우 10% 가산점을 부여한다”며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중에 경선에 참여하는 신인, 청년, 여성, 장애인,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2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 넘을 벽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청년 정치인은 경선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공천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년 정치인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분들은 청년 정치인”이라며 “나이가 많은 기성 정치인들이 무대 위에 남아있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에서 청년이 굉장히 귀하다. 각 당협을 살펴보면 청년 정치인들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들이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 등 정치에 진입하는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고 하는 분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나이가 들었다고 배제할 수는 없지만, 경선에서 청년들이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입장에 따른 변화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선을 패배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혁과 혁신 이미지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기용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차기 정부를 앞두고 있어 당 내 장악을 위해 공천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대선을 패배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혁과 혁신 이미지를 위해 새 인물을 기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선인 주변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을 이 대표의 편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당내에서 좋은 지역을 청년들에게 배려해주지 않으면 지역 기반을 닦아온 기성 정치인을 이기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년들을 우선 공천해야 한다”며 “우선 공천으로 배려하지 않으면 경선으로 청년 정치를 활성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윤 당선인 인수위 내각 구성을 지적하면서 청년 공천에도 같은 맥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차 내각명단을 살펴보면 50~60대의 서울대 남성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 기득권인 586세대와 직접 겹친다”며 “청년들에 관한 공천이야기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기성 정치인들이 비켜주지 않으면 청년 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청년이 나오기 힘든 이유는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도 한몫하고 있다”며 “보수정당의 청년이 더 수가 적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이유 때문에 일반 청년들과 시민이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비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