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장이 ‘인수위 공식 출범 한 달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인수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서오남’ 인수위, ‘경육남’ 내각 등을 지적받았으며 내각 구성에도 안 위원장의 인사가 포함되지 않는 등 연이은 파열음이 발생했다.
안 위원장은 18일 인수위 공식 출범 한 달 기자 간담회에서 “현 정부와 협조 관계, 청와대 이전, 공동정부 문제 등 논란은 있었지만, 인수위 본연의 업무에서는 논란이 없었다”며 “역대 인수위보다 묵묵하게 일을 잘해왔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인수위 내 잡음은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인수위 인사명단 27명 중 서울대가 주류였으며 대다수가 50대 남자였다. 이 때문에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 인수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경륜과 능력이 있는 인사를 기용해 국민의 공감대를 맞춰가겠다고 했지만 ‘군 댓글 공장’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인사 등이 포함됐다.
내각을 구성한 이후에는 ‘경육남’(경상도 60대 남성)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장관 내각 인사 8명 중 남성은 7명, 여성은 단 1명으로 30대 장관을 공언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를 두고 강력히 비판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통해 “서오남 인수위에서 경육남 내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며 “당선인이 설치한 국민통합위원회가 밝힌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이번 내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도 지난 11일 비대위 회의에서 “윤 당선인이 약속한 국민통합능력중심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말과 다르게 끼리끼리 내각을 만들었다”며 “‘임대왕’ 한덕수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더니 결국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내각으로 국민의 기대를 져버렸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각 출범 이후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사이의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내각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균열이 커졌다. 그는 지난 13일 “인선 과정에서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음날인 14일 안 위원장은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일정을 거부했다. 인수위 측은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답을 피했으나 결국 같은 날 저녁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간의 불협화음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을 뿐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안 위원장의 ‘묵묵한 인수위’에는 공감하면서도 윤 정부의 내각 인사와 갈등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 당선인의 한정된 인재구성을 아쉬운 이유로 꼽았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인수위 인사가 복잡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맥 자체가 법조 쪽으로 지극히 제한돼 발생한 문제”라며 “국민의당이 합류하면서 추가로 인선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수위 초기 인사에 집중해야 했는데 청와대 용산 이전 등의 문제로 힘이 빠진 측면이 있다”며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갈등을 급하게 진화했지만, 아직 불씨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의욕이 과다한 인수위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튀지 않는 인수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안 위원장과의 갈등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장관 인선은 윤 당선인과 친분 관계가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지역 편향과 나이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이 감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