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여행업 뛰어든 신세계白…여행업계 “파장은 제한적”

프리미엄 여행업 뛰어든 신세계白…여행업계 “파장은 제한적”

북극 탐사·웰니스 동행 등 고급 콘텐츠 선보인 ‘비아신세계’
“시장 판도 흔들긴 어려워…접점 확장용 신사업에 가까워”

기사승인 2025-07-20 06:00:06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고급 큐레이션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를 선보이며 여행사업에 발을 들였다. 여행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업계에서는 수익보다는 브랜딩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20일 신세계백화점 등에 따르면 비아신세계는 북극 쇄빙선 탐사, 웰니스 전문가와의 동행 투어,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VIP 관람 등 고부가가치 테마를 앞세운 여행 상품을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플랫폼으로 여행 전후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토털 경험’을 강조한다. 사전 강의와 맞춤형 어메니티, 공항 픽업 서비스부터 귀국 후 미식·전시 체험까지 포함되며, 자사 VIP 고객 실적과도 연계된다. 자사 백화점 고객층을 기반으로, 백화점의 프리미엄 고객층을 여행 콘텐츠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신세계는 이번 시도를 독립적인 수익 사업보다는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급 큐레이션 콘텐츠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신세계의 이번 시도가 시장 전체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나투어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든 1684억원, 영업이익은 43.1% 감소한 123억 원에 그쳤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매출이 17.3% 줄어든 65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고환율과 고유가, 중동 지역 리스크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여행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여행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 왔고, 일부는 시장에 진입했다가 철수하기도 했다”며 “이번 신세계 사례 역시 마찬가지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라 명확한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가 겨냥하는 시장 범위는 제한적이고, 자사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중심 전략으로 보인다”며 “해당 비즈니스를 본격적인 수익 모델로 삼는다기보다는 고객 서비스를 다변화하는 차원에 가깝다. 업계 내부에서도 현 단계에선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여행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행은 수익성은 낮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 산업은 전체 시장 규모나 매출 기준으로는 작지만, 소비자 반응이 빠르고 콘텐츠 유통력이 뛰어난 분야”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여행을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관계자는 “여행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며 “신세계 역시 여행업 자체보다는 자사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행업계가 콘텐츠 고급화 흐름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의 시도가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모두투어는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시그니처’를 확대 중이고, 하나투어도 중고가 테마 상품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행사 상품은 항공·숙박을 조합하는 데 집중돼 있었지만, 신세계처럼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여행 전후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은 흥미로운 접근”이라며 “최근 여행 소비자들은 단순 관광보다 ‘브랜드가 만든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업계 전반에서 콘텐츠 기획력과 서비스 설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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