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반대로 발목잡힌 ‘수소발전소’… 곳곳에서 진통 

거센 반대로 발목잡힌 ‘수소발전소’… 곳곳에서 진통 

기사승인 2022-07-17 06:00:02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단지 앞에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우리는 수소 마루타가 아니다”

14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단지 앞에 걸린 한 현수막.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수소 발전소) 추가 설치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민 반발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강동구 수소 발전소 3·4기인 고덕청정에너지와 암사연료전지 추가 건립은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구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에 3·4기 발전사업 허가취소와 3기 사업자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4기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허가 신청에 대해선 불허가 처리를 내렸다. 

강동구 내 수소발전소가 논란에 휩싸인 건 지난해 6월29일 고덕청정에너지 발전소 착공식부터다. 당시 착공식으로 강동구민들이 수소발전소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됐고 3·4기가 추가로 건립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강동구 주민들은 ‘강동구 수소발전소 결사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1만여개가 넘는 탄원서를 구청에 제출하는 등 강한 반발에 나섰다. 

최근 강동구청의 새 사령탑을 뽑는 6·1 지방선거에서도 ‘수소발전소’는 최대 화두였다. 주민 반발이 이어지자 이수희 현 강동구청장을 비롯해 이정훈 무소속 후보, 양준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수소발전소 설치 반대에 의견을 모았다. 

수소발전소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기조에 발맞춰 개발이 속도를 냈다. 추진 지자체 등은 수소발전소가 안전성을 강조하며 주민을 설득했다. 이정훈 전 강동구청장은 논란 당시 주민 답변을 통해 “관내 연료전지 발전소 관련, 많은 주민들께서 안전성 등의 문제를 걱정하시는 마음 충분히 공감한다”며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 발생하는 열로 온수를 생산하는 시설로 수소저장을 위한 밀폐된 탱크가 없어 폭발의 위험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전소를 ‘혐오시설’로 간주한 인근 주민들이 사업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강동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인화성이 높고 화재·폭발 가능성이 높은 수소 특성상 폭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강릉테크노파크에서 수소탱크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인천시 연수구는 최근 송도국제도시 내 수소 발전소 건립사업 반대 의견서를 산자부에 제출했다. 주민 협의체 설립, 주민지분참여형 사업추진 등을 통해 주민 수용성 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송도주민 1만2247명을 대상으로 사업 찬반을 조사한 결과 91.6%에 달하는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은 8.4%로 995명에 그쳤다.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일대에 추진되는 세계 최대규모의 수소발전소 건설 사업도 거센 주민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첫 주민설명회도 “외부적 사고요인을 고려해야한다”,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우려된다” 등의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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