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 시작부터 삐그덕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 시작부터 삐그덕

기사승인 2016-06-21 10:50:50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는 박근혜 정부가 수년간 준비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이 시작부터 본래 취지와 동떨어져 추진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이란 읍면동에 ‘맞춤형 복지팀’을 설치해 ‘송파 세모녀 사건’이나, ‘삼남매 사건’ 같은 후진국형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놓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 복지공약이다. 복지 사각지대의 발굴 및 해소,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정 수준의 복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 하에 제9차 사회보장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되었다.

지난 수년 동안 복지학계와 현장의 복지전문가들은 복지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지업무를 보는 공무원의 전문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왔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에 필요한 인력과 조직을 구성하면서 복지업무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팀장으로 중간관리자에 배치하였고, 기존 복지팀과 별개로 ‘맞춤형 복지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효과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면동에 심층·방문상담, 사례관리 등 통합 서비스, 민관협력 활성화 전담팀(맞춤형 복지팀)을 설치 및 운영하며, 맞춤형 복지팀은 6000명의 확충인력 및 기능조정을 통한 유휴인력을 확보해 팀장 포함 3명 이상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복지계와 국민들은 적극 환영하며, 기대를 보였다. 정부는 기존 주민센터를 10년만에 복지행정센터로 바꾸겠다고 밝혔으며, 3월 기준 30개소의 맞춤형 복지팀이 신설돼 운영 중이다. 그리고 6월 초 전국 700개소의 맞춤형 복지팀을 확정했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는 맞춤형 복지사업이 숫자나 외형적으론 성공가도를 달려가는 사업처럼 보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며, 그 이유로 디테일을 꼽았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는 행자부가 발표를 통해 700개소의 맞춤형 복지팀을 신설하겠다고는 하였으나 적지 않은 곳에서 기존 복지팀을 없앴다며, 지침과 다르게 간판만 바꾸었다고 밝혔다.

또한 5월 10일 행정자치부에서 주최한 시도국장회의에서는 ‘맞춤형 복지팀장’을 복지직 팀장에서 복지업무경력자(2년 이상) 팀장으로 변경하였다. 사회복지직을 우선 배치하되, 시군구 인력운영 여건에 따라 복지업무 경력자(행정직 등) 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된 이유는 일선 지자체에서 타직렬의 승진적체를 이유로 복지직만 팀장으로 배치하는 것을 완강히 반대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복지계 안팎은 반발하고 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은 대통령의 중요 공약이고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간관리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2년 정도의 복지경험을 가진 팀장으로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겠냐며 사업의 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의 양성근(포항시 근무) 회장은 “복지직은 지난 30년동안 최일선에서 수많은 복지대상자를 만나면서 유무형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분들이 많다”며 “이런 경험과 노하우는 단기간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허브화 사업이야 말로 복지직 공무원들이 가진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복지직의 중간관리자 역할 수행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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