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직계가족 2명에 과다음주, 위암 발병률 55배

위암 직계가족 2명에 과다음주, 위암 발병률 55배

기사승인 2016-06-27 08:28:29

본인의 직계가족 중 2명 이상이 위암인 사람이 1일에 소주 두병 이상 과다음주할 경우 위암 발병 위험이 55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위암 직계가족의 발병 위험인자를 10여년 동안 관찰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사진) 연구팀(김나영·최윤진 교수 등)이 9년 7개월여에 걸쳐 병원에 방문한 환자 약 2300여명의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 중요한 것은 ‘위험요인을 피하면 된다’라며,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다며 음주·흡연·매운 음식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발표한 ‘위암 직계가족의 발병 위험인자’는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분석됐다. 혈액형과 성별·연령·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등 16개나 되는 변수를 위암 환자군과 위암이 아닌 환자군, 그리고 이 중에서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다시 위암 직계가족 환자가 몇 명 인지까지 나눠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 누구라도 이번 연구 결과를 본인의 상황에 대입해 위암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위암 직계가족이 한 명인 경우 위암이 발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제외한 변수들의 위험도는 2.5배를 넘지 못했다.

반면 연구팀에 따르면 위암 직계가족이 두 명 이상인 경우의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87배, 시골 거주자는 도시 거주자에 비해 7.54배, 흡연자 6.58배, 매운 음식 선호자 7.64배, 다량 음주자는 무려 9.58배에 달하는 위험도를 보였다.

특이한 것은 시골 거주자의 위암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는 대체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관련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시골에서 더 잘 감염되는데, 성인이 돼 도시 생활을 하더라도 주로 5세 미만의 시기에 감염이 일어나는 헬리코박터 균에 이미 노출됐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음주는 위함 발생 위험도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알콜 섭취량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위암 직계 가족이 2명 이상인 환자 중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도가 55배가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경우 금주와 절주가 필수적인 위암 예방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음주력도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되도록 알콜 섭취를 줄여야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가족 구성원 중 누가 위암 환자인지에 따라서도 위암 발병 가능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 어머니가 위암 직계가족인 경우 가족 중 위암 환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위암에 걸린 가족의 수 평균 역시 아버지나 형제·자매 등이 위암 직계가족일 경우보다 많았다.

김나영 교수는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도움이 될 만한 ‘건강행동’을 취할 근거가 부족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가장 강력한 위암 발생 위험요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제균해야 한다. 또한 음주 등 식생활을 적극 개선하는 것이 위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되는 등 주목할 만한 가치를 가진 논문으로 인정받았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