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5조원 가량의 회계사기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 대우조선해양 고재호(61) 전 사장을 소환해 20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4일 오전 고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4일 오전 9시15분 서울중앙지검 별관에 출석한 고 전 사장은 5일 새벽 5시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고 전 사장은 4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회사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회계사기에 대해서는 지시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고 전 사장은 재임 기간인 2012~2014년 해양플랜트·선박 사업 등에서 원가를 축소하거나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5조4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러한 회계조작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가 건실한 것처럼 속인 뒤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을 발행해 금융권에 수십조원의 피해를 줬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4409억원, 4711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각각 7784억원, 7429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경영 성과를 부풀리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경위와 규모 등을 추궁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검찰에 구속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김모(61)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고 전 사장이 회계 사기를 지시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고 전 사장은 주요 혐의에 대해 부인했지만, 검찰은 조사 결과를 살핀 후 고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