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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뱅’과 배준식, 프로게이머이면서 스트리머

윤민섭 기자입력 : 2017.07.17 17:43:20 | 수정 : 2017.07.17 17:47:54

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옐로카드] [레드카드]는 최근 화제가 된 스포츠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되짚어보는 쿠키뉴스 스포츠팀의 브랜드 코너입니다.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e스포츠에는 독특한 수익창출 구조가 있다. 1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시청자는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금액을 기부할 수 있다. 이것을 스트리밍이라 부른다.

올초 SK텔레콤 T1을 비롯한 다수 게임단이 트위치 혹은 아프리카TV와 스트리밍 방송 계약을 맺었다. 인지도 높은 플랫폼 덕에 시청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유명 프로게이머의 경우 수만 명을 웃돈다.

전문 방송인도 아닌 이들이 하루 수 시간씩 일거수일투족을 노출한다. 구설수를 야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뱅’ 배준식이 몇 달 전 방송에서 내뱉었던 부적절 발언이 대표적 예다.

“이상혁이 상당 금액을 기부 받았으니 더욱 분발하라”는 한 시청자 말에 당시 배준식은 “당신들 100명보다 제 연봉이 더 높으니 참견 말라”는 뉘앙스로 답했다. 오래 전 사건이지만 악화된 여론에 맞물려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뒤늦게 재조명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배준식의 과민반응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전후과정을 함께 파악해야 한다. 기어코 곪은 게 터진 일이다. 배준식은 매일 수십, 수백 건의 비난과 조롱에 시달렸다. 화약이 가득 찬 상태에서 방아쇠가 당겨졌다. 총알이 불특정 다수에게로 튀었다.

어떤 변명으로도 그의 잘못이 면제될 수는 없다. 두말 여지없는 실언이다. 프로로서 입에 담으면 안 될 말, 팬을 기만한 발언이었다. 배준식 또한 이를 인정하고 빠르게 사과했다. 물론 사과와 실망은 별개다.

사진=쿠키뉴스 DB

배준식은 스트리밍을 통해 프로가 아닌 개인으로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어한 독특한 케이스다. 스트리밍은 감정 노동이면서 프로게이머 업무의 연장이다. 그러나 그는 캠 앞에서 만큼은 “프로게이머 ‘뱅’이 아닌 3류 스트리머 배준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했다. 1류 프로게이머와 3류 스트리머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가 반 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고꾸라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난의 활시위를 배준식에게만 겨누는 것은 부당하다. 배준식과 팬들 사이 감정 골을 깊어지게 만든 원인제공자는 따로 있다. 배준식에게 수천 대의 ‘선빵’을 날린 언어폭력 가해자들이다. 그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후속 조치가 없다면 제2, 제3의 배준식은 계속 나온다.

스트리밍 매니지먼트 측도 비판 대상에서 면제될 수 없다. 인력 부족이든, 운영 정책 문제이든지 간에 선수가 ‘댓망진창’된 스트리밍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관리자로서 무능력함을 입증한 셈이다.

프로스포츠는 팬 없이 존재할 수 없다. e스포츠처럼 지지기반이 미약하고 한정적인 종목은 더욱 그러하다. 지난 2월 배준식이 처음 스트리밍 방송을 시작했을 때 e스포츠팬들은 크게 반가워했다. 배준식 역시 계약 시간 외에도 팬들과 만나고 싶다며 자주 카메라 앞에 앉았다. 불과 5개월 만에 둘 사이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이 흐른다. 팬도 배준식도 초심을 잃었다.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겼다. 이제 누구를 위한 스트리밍일까.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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