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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료계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를 비판할까?

일선 의사들 "결사반대 투쟁 나서야"…의사협회 "신중한 검토필요"

조민규 기자입력 : 2017.08.11 00:06:00 | 수정 : 2017.08.11 18:10:05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최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에 대해 의료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의료계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급여의 전면급여화에 따른 재정소요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비급여가 없어짐으로 해서 신의료기술 등이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의 반대는 극심한 상황이다.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평의사회’는 대한민국 100년 의료계 역사상 최악의 정책이자, 의료계에 대한 치욕적 갑질행위의 을사늑약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정부투쟁에 나서야하다고 주장했다.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와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비상연석회의’(공동의장 김승진 대한흉부외과의사회 회장,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회장, 신봉식 분만병원협의회 회장, 이태규 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 좌훈정·최대집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도 긴급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 대한 전면 철회, 결사 반대 투쟁을 선포하라’고 의사협회에 촉구했다.   

비상연석회의는 의료 수가의 원가보전 선행 없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대한민국 의료 공급 체계를 붕괴시킬 것이고, 건강보험료 추가 인상 없이 5년 내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 하겠다는 정부의 새로운 의료정책은 전혀 비상식적 재정추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건보재정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급여의 급여화는 현재 비급여에 대한 보험 상 지급의무를 지고 있는 극소수 재벌 실손 보험사에 막대한 반사 이득을 초래해 막대한 국민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전면적 의학적 비급여 제도의 폐지는 신의료기술의 빠른 도입을 막아 의료기술의 발전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 있어서 환자 생명권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의료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진단과 치료의 선택권을 제한해 환자에게 충분한 의학적 지식과 의술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의사의 직업수행의 헌법적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전면적인 비급여의 급여화는 의료소비심리를 부추겨 의료전달체계를 붕괴하고 건보재정 부실화를 초래하며 이는 결국 필수 의료 서비스의 질과 공급량을 위협할 것이라며, 이는 곧 국민과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비상연석회의는 추무진 의사협회장에게 당장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 대한 결사반대와  문재인 정부가 이 정책 포기를 선언할 때까지 정부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어떠한 정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또 최대한 빨리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회원들이 원하는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투쟁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의료현장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SNS를 통해 “수년 전 의사협회장에 재직 시 높은 재난적 의료비 가구 발생비율을 문제 삼았던 것은 건강보험제도 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당시 보건복지부는 데이터의 출처가 보건복지부 산하연구기관의 보고서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난적 의료비 가구 발생비율이 1위로 나온 것은 통계의 오류라고 주장했었다”라며, “그랬던 보건복지부가 이제는 말을 바꾸어 ‘높은 재난적 의료비 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재난적 의료비를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면 그것은 정치인의 선언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를 먼저 만든 후에 선포해야만 실행이 가능한 일”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이 나누어 져야 하는 책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가 이번 정책발표를 정치적 쇼로 보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해서도 “모든 비급여항목이 급여항목이 되는 순간 검사와 치료의 방법과 횟수는 정부에 의해 즉시 ‘제한’을 받게 된다. 이번 정책으로 민간보험사들이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의료정책에 의해 실손보험에 가입한 3500만명은 손해를 보고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1500백만명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민간보험사의 부담으로 제한 없이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라며, “앞으로 건강보험료의 인상 없이는 이 정책의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3500만명은 혜택은 혜택대로 못 받고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 정책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의사협회는 국민과 의료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의료제도의 개선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없애려는 노력에 공감하지만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려 없이 건강보험 보장률에만 중점을 둘 경우 누적된 저수가로 인한 진료왜곡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정부와 의료계가 단계적이고 신중한 검토를 거쳐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의사협회는 오랜 기간 지속된 3低(저부담-저급여-저수가)의 패러다임은 환자와 의료인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보건의료 인력의 과노동을 유발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 무리한 급여확대나 신포괄수가제의 성급한 도입은 또 다른 진료왜곡과 의료발전의 기전 자체를 붕괴시키고,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에 가입한 국민의 이중적 부담으로 민간보험사에 막대한 반사이익을 안길 수 있는 중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와 재난적 의료비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보장성 강화 ▲적절한 보상 기전 및 합리적인 급여 기준 마련 ▲급여 전환으로 비용 부담이 적어진 국민의 의료쇼핑과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확고한 의료전달체계 대책 마련 ▲신의료기술 도입 위축으로 인한 우리나라 의료 발전 저해 요소 차단 ▲현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충분한 재정 확보 방안 마련 ▲의료계 전문가로 구성된 장관 직속기구 신설 등을 기본원칙으로 수립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건강보험 제도의 고질적인 저부담-저급여-저수가의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적정 부담에 대한 국민과 사회의 인식 전환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하며, 기존 급여 항목에 대한 적절한 보상기전을 마련하는 한편,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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