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환자, 태블릿PC 훈련으로 기억력 호전

경도인지장애 환자, 태블릿PC 훈련으로 기억력 호전

기사승인 2017-09-15 11:42:57
기억력이 저하되는 경도인지장애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태블릿PC를 이용한 인지훈련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기억력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인지훈련 프로그램인 USMART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무작위 대조군 비교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력이 호전됐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연령층 10명 중 4명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 특히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과거 자주 쓰던 단어를 잊어버려 구사하지 못하거나 건망증이 심각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관련 한지원·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시간차 회상 훈련’을 활용했다. 이는 얼마간의 시간차를 두고 학습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훈련으로서 초기 치매 환자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시간차 회상 훈련을 태블릿PC에 접목해 환자가 혼자서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임상시험 중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했다.

총 50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주 2회 4시간씩, 총 4주간 USMART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USMART 프로그램을 진행한 치료군은 평소대로 생활한 대조군에 비해 기억력이 크게 호전됐다.

치매검진 도구로 사용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한 결과, USMART 프로그램을 시행한 치료군은 점수가 약 0.9점 증가한 반면 대조군은 오히려 0.1점 감소했다. ‘단어목록회상검사(WLRT)’의 경우 치료군은 프로그램 실시 전에 비해 점수가 24% 상승했지만 대조군은 7% 상승에 그쳐 USMART 프로그램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노년층임에도 불구하고 태블릿PC를 통한 훈련에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 치료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지원 교수는 “체계적 임상시험을 통해 USMART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완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인지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 인력과 센터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기술적 도움 없이도 환자 혼자 실시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기웅 교수는 “일반적으로 훈련 횟수가 많아질수록 인지기능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USMART 프로그램은 4주간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태블릿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환자의 인지능력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지역사회 대규모 노인치매 코호트구축) 일환으로 수행된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다. USMART 프로그램은 분당서울대병원과 KT가 공동으로 진행한 U-health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