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한국서 화이자 폐렴구균 백신 특허유지 결정, 유감”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서 화이자 폐렴구균 백신 특허유지 결정, 유감”

기사승인 2017-12-13 17:51:19
국경없는의사회가 지난달 말 특허법원이 한국에서 화이자의 ‘13개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13)’ 특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13일 “이로써 수백만 명의 아동을 위한 저렴한 백신 확보 가능성은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SK케미칼-화이자 특허 소송 결과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날마다 폐렴으로 죽어가는 아동들을 목격한다. 폐렴은 세계적으로 아동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매년 100만명에 가까운 아동들의 목숨을 앗아 간다”며 “폐렴을 예방하는 백신인 PCV13은 전 세계 수많은 정부와 부모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측은 현재 폐렴 백신을 제조하는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폐렴구균 접한백신(PCV)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한 채 생명을 살리는 이 중요한 백신에 인위적으로 높은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새로운 제조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커지면 가격은 인하되고,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만한 적정 가격의 백신이 만들어질 것임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의 특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경쟁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한국 제조업체들은 화이자 제품의 대체재를 생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경없는의사회 티에리 코펜스 한국 사무총장은 “화이자의 특허가 과평가된 것이라는 우리의 논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중 보건에 악영향을 끼치는 화이자의 특허를 유지하기로 한 특허법원의 결정을 국경없는의사회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티에리 코펜스 사무총장은 “한국 제조업체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 적정 가격의 폐렴 백신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 제조업체들에게 경쟁의 길이 열린다면 현재의 독점적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생명을 살리는 폐렴 백신의 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보다 저렴한 백신을 확보할 기회를 지연시킬 뿐이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아동들은 고가의 백신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폐렴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PCV 확보에 있어 가격이 더 이상 문제 되지 않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에서 진행되던 SK케미칼과 화이자 간의 특허 무효 소송에 독립적인 제3자로서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측에 따르면 이미 이와 동등한 특허가 유럽특허청(EPO)에서 취소돼 현재 항소 대기 중이며, 인도에서는 이와 동등한 특허에 대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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