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경남 연극계로도 확산하는 가운데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뒤늦게라도 실제 처벌로 이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1일 과거 김해 모 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가 이 극단 대표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2명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여성들은 최근 SNS를 통해 자신들이 미성년자일 때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우선 여성 1명을 조사해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 다른 여성 1명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 여성을 모두 조사한 뒤 A씨의 혐의점이 포착되면 구체적인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들의 당시 나이, 범행 시기 등을 감안한 범죄 공소시효다.
김해 모 극단 대표 성폭력 의혹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수사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A씨 등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은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극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밀양연극촌 이사장 이윤택 연출가의 경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써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더 진행해봐야겠지만 김해 모 극단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밀양연극촌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피해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적용 혐의와 입건 여부, 신병 처리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이 11년 전 16살 때 이 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가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SNS에 폭로했다.
뒤이어 지난 20일 이 여성의 이름을 빌린 또 다른 여성도 같은 극단에서 단원 생활을 하던 중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남연극협회는 지난 19일 A씨를 영구제명했다.
이와 관련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A씨가 공개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