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업계가 노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금호타이어는 노사가 자구계획안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타이어는 단 한 번의 노사분규 없이 고공행진 중이다.
산업은행과 노사의 경영정상화 계획안을 종합해보면 금호타이어의 자구안 데드라인은 넘긴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 실무회의를 열고 처리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오후까지도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이날 마지막까지 노조 설득에 나섰지만 끝내 자구안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이 합의하거나 산업은행이 더블스타 등 해외 매각 방안을 노조와 합의 후에 시행한다면 양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해외 매각이 두려워 아예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죽이는 결정을 하고 있다”며 “ 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매각 반대는 중국 더블스타가 유명 기업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1962년 노조 설립 이후 56년간 단 한 번의 파업도 없는 무분규 경영을 이어가며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이로써 2012년 이후 매년 1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원재료 상승 악재 속에 11.7% 이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상호 신뢰관계는 사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서 탄탄해졌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타이어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자 회사는 한 달간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지만 노조는 이때 자발적으로 연월차를 사용하면서 회사 방침에 동참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무급휴직제도를 활용하면서 직원들을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실적으로도 연결됐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5년간(2012~2016년) 1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합성고무와 천연고무 등 타이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악재 속에서도 11.7% 이익률을 일궈냈다.
그 결과 금호타이어 매출은 한때 세계 9위였지만 현재 11위로 뒤처진 반면 10위권 밖이던 한국타이어는 세계 7위까지 올랐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