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PC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스텔리아’의 2차 CBT(비공개사전테스트)가 종료됐다.
바른손이엔이 산하 스튜디오8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아스텔리아의 이번 테스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14일간 진행됐다. 넥슨은 라이브 서비스 안정성 검사와 대규모 PvP(이용자 대전) 콘텐츠 등에 대한 이용자 의견 수렴에 중점을 뒀다.
▶ ‘신작 갈증’ 해소할 차기 주자
업계에서는 최근 PC MMORPG 시장을 정체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2000년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필두로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MMORPG들이 해마다 넘쳐났지만, 수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PC 신작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2012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2015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PC MMORPG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 최근에는 오히려 모바일 MMORPG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국산 PC 게임에 활력을 더했지만 MMORPG 장르로는 웹젠의 ‘뮤 레전드’가 출시 초반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PC MMORPG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오랜 기간 준비를 거친 기대작들이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지난 1월 넥슨이 선보인 무협 MMORPG ‘천애명월도’가 PC방 이용시간 점유율 10위권(게임트릭스 기준)에 진입, 여전한 신작 수요를 나타냈다.
이 밖에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블루홀은 지난해 12월 신작 ‘에어’ CBT를 진행했으며 스마일게이트가 약 7년 동안 준비 중인 ‘로스트아크’도 지난해 9월 2차 CBT에 이어 곧 최종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기존 개발 중이던 ‘리니지 이터널’을 폐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 TL’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스텔리아는 지난해 1차 CBT보다 다듬어진 모습으로 돌아와 PC MMORPG 기대작 대열에 합류했다.
▶ 깔끔한 외모지만 너무도 무난해
아스텔리아의 첫인상은 깔끔한 그래픽으로 대변된다. 지난해 1차 CBT에서 최신 게임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그래픽이 지적됐지만 이를 대폭 개선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본 틀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부 묘사와 빛을 표현한 광원 효과, 블러(흐리게) 효과를 활용한 원거리 표현 등에서 무난한 수준을 보여준다.
밝고 화사한 색감과 어우러지는 아스텔리아의 전반적인 그래픽 분위기와 3D 모델링은 과거 엔씨의 블레이드 & 소울, ‘아이온’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특유의 캐릭터 디자인과 연출이 더해졌다. 스킬․메뉴 등의 인터페이스는 개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단순하고 기본적인 구성이다. ‘리니지2’, 블레이드 & 소울, ‘아키에이지’ 등 개발에 참여한 개발진 작품인 만큼 새로움보다는 익숨한이 느껴진다.
아스텔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아스텔’이다. ‘아스텔리아’인 주인공이 각각 다른 능력을 지닌 아스텔을 소환, 함께 전투를 풀어가게 된다. 최대 3개까지 불러낼 수 있는 아스텔은 전방에서 적과 싸우거나 뒤에서 전투를 보조하는 각종 효과를 주는 등의 역할을 한다. 원하는 아스텔 조합 덱을 구성해 육성․강화하는 전략 요소가 있다. 주인공은 ‘워리어’, ‘아처’, ‘스칼라’, ‘메이지’, ‘로그’ 등 6종 중 선택하게 된다.
전투 자체는 아스텔을 세부적으로 컨트롤하기 쉽지 않고 고정 타게팅 방식이라 단조롭다. 기본적으로 공격 스킬은 쿨타임(대기시간)에 맞춰 하나씩 사용하며 연계기 등의 활용은 제한적이다. 각 스킬의 상태이상 등 효과에 의존하고 아스텔 조합을 활용해 공격력을 더하거나 버티는 싸움이 주가 된다.
여기에 무난한 수준의 그래픽․사운드 효과, 단순하고 일부 부자연스러운 동작(모션)은 준수한 3D 그래픽과 아스텔 소환이라는 고유 시스템 매력을 반감시킨다. 액션 자체의 역동성 보다는 아스텔 소환과 해제에 집중하는 전투가 손을 바쁘게 만든다.
스토리 등 전반적인 게임 진행은 테스터 사이에서 호평을 받는다. 스토리 전개 자체도 흥미롭고 개성 강한 각 아스텔을 비롯해 등장인물의 풍부한 육성 지원 등이 재미를 더한다는 평가다. 퀘스트(임무) 진행은 해당 목록을 클릭하면 필요한 곳까지 자동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으로 자동 전투까지는 아니지만 모바일 게임의 편의성을 차용했다.
또한 고레벨 콘텐츠로 마련된 대규모 PvP 세력전 ‘아바론’ 전장은 최대 900명의 이용자가 3개 진영으로 나눠져 진행하게 된다. ‘RF온라인’, ‘십이지천’ 등의 그것과 유사한 형태로 각 이용자의 아스텔까지 더해져 더 복잡한 전장이 연출된다.
이 밖에 아스텔리아에는 ‘콜로세움’ 등 다른 PvP 콘텐츠도 마련됐으며 채집․제작․거래 등이 가능해 여타 MMORPG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즐길 거리를 지원한다. 본 게임이 출시되고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 게임 수명 지속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지만 상대적으로 차별적 콘텐츠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