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3~7일간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월경(月經, 이하 생리).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건강한 신호이지만 동반되는 ‘생리통’으로 인해 많은 여성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에 게재된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대상자의 78.3%가 매달 생리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문제는 생리통의 다양한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박경선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생리통에는 복부나 허리, 골반의 통증, 피로감, 두통, 복부팽만감, 유방통, 여드름, 변비와 같은 신체적 증상뿐만이 아니라 불안, 우울, 집중력 장애, 졸림, 식욕의 변화, 정서불안과 같은 정신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학생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생리통 증상 때문에 학업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요. 박경선 교수는 “실제로 생리통은 청소년기 여학생의 단기 학교 결석의 가장 흔한 원인이고 가임기 여성의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생리통 발생 시 복용하는 소염진통제는 20~25%의 여성에서는 효과가 없고,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경구피임약은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서는 적용할 수 없고, 메스꺼움, 구토, 부종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는데요. 이에 그는 “소염진통제나 경구피임약은 복용 중에만 효과가 있고,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생리통을 호소하게 되므로 근본적 치료는 아니다”라며 “이에 반해 한방치료는 증상 개선이 아닌 생리통의 발병 원인인 ‘어혈, 혈허’ 등 근본적인 치료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방에서는 한약과 침, 뜸, 향기광선요법으로 생리통을 치료합니다. 한약치료은 자궁의 어혈을 제거해 냉증을 개선하고, 침치료는 통증을 조절해 뭉친 기운을 풀어주며 기혈순환을 돕는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뜸치료는 양기를 보해주고 냉증을 개선, 보양 효과를 증대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 생리통을 완화시켜 준다”면서 평소 가벼운 운동을 챙기고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찬 음식을 절제하고 습하거나 찬 곳에 오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과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데, 몸이 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꽉 조이는 바지나 짧은 치마보다는 통풍과 보온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생리통을 예방하는 차를 틈틈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쑥차는 혈액을 맑게 하고 여성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익모초차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생강차는 비장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기능을 개선하는데, 특히 평소에 손발과 아랫배가 차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여성의 생리통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