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브론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결과론적이지만 롯데의 지난 선택에도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5볼넷 1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스럽다.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사사구는 무려 6개를 내줬다. 만루 위기만 3차례를 맞은 가운데 삼성 타선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대량 실점이 가능했다.
듀브론트는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1선발 후보였다. 6시즌 118경기(선발 85경기)에 나와 31승26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시범경기를 치를 때만 해도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2경기에 나와 9이닝 동안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되자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구속도 평균 10km 가까이 떨어졌고 제구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5경기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8.37로 형편없다. 현재까지 듀브론트의 영입은 실패에 가깝다.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을 내친 후폭풍이 크다. 롯데는 지난 시즌 중반 롯데로 돌아와 팀을 플레이오프에 이끈 린드블럼과 계약 조건 등을 두고 다투다 재계약이 결렬됐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두산 베어스의 손을 잡고 올 시즌 보란 듯이 맹활약 중이다. 현재까지 4승1패 평균자책점 2.78로 순항하며 두산의 단독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듀브론트에게서 전혀 희망적인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듀브론트는 KBO 데뷔 후 단 한 번도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보이지 못했다.
듀브론트에겐 지난 시즌 롯데에서 뛴 닉 애디튼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었던 애디튼은 타자들과의 승부에 어려움을 겪다가 방출됐다. 그러나 애디튼의 연봉은 35만 달러에 불과했다. 듀브론트는 계약금 10만 달러를 포함해 자그마치 100만 달러다. 롯데는 애디튼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듀브론트를 영입한 것이 아니다.
시범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태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뭉스런 시각도 있다. 실제로 듀브론트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시절에도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둘러 교체를 고려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리그 최하위에 처진 롯데는 좀처럼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연승 가도를 달리기 위해선 굳건한 선발진이 필수다. 롯데 일부 팬들은 지난 시즌 NC에서 뛴 에릭 해커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 프런트는 린드블럼의 활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속이 쓰린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