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남성의 육아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열린 ‘수요자 중심 보육과 성평등적 돌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성의 돌봄 시간은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에 따르면, 연간 노동시간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감소한 반면, 남성의 자녀 돌봄 시간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펴낸 ‘남성의 일·가정양립 현황 및 개선방안’연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들의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과거 여성에게만 집중돼왔던 돌봄의 역할을 부부가 나눠질 경우 출산율 증가에도 기여하고,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육아휴직 이용 남성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결과 참여자 대부분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을 육아휴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며 “남성들 역시 자녀의 출생과 더불어 초기 양육기를 자녀와 함께 지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양육에 있어 아버지의 참여는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스D.파크가 명명한 ‘아버지 효과(father’s effect)‘는 양육과정에서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용어다. 특히 초저출산 시대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를 적극 보장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아버지의 양육 참여시간은 어머니에 비해 매우 짧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가 양육 시간은 평일 3.5시간, 주말 7.5시간에 달했으나, 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하는 시간은 평일 1.3시간, 주말 4.1시간에 그쳤다. 맞벌이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평일은 약 3배, 주말은 2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아버지의 양육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저조하다”며 “아버지의 육아휴직제도 사용과 양육역랑 점수 간 상관관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들이 육아휴직제도를 권리로써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의 양육 역량을 증진할 방안으로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은 기업에 세제혜택, 대출요건완화 등 혜택 부여 ▲가족친화인증지표상 ‘남성육아휴직 이용’항목을 필수지표로 변경 ▲남성육아휴직제도 할당제 도입 ▲칼퇴근법 제정 ▲생애주기별 아버지 교육프로그램 지원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에 대한 예산지원 ▲아빠 카페(사랑방) 개설 등을 제시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