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매크로(동일한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를 이용, 온라인 여론을 조작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한겨레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의 공식 선거운동 조직이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벌인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한나라당 모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했던 A씨는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 캠프에 온라인 담당자로 참여했다.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이 ‘매크로’를 지시한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상황실장은 A씨에게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 검색 1순위 작업 대책 시행 바람”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야간 매크로 세팅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상황실장은 A씨에게 “매크로 했니?”라고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A씨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등이 출마해 계파 갈등이 첨예하던 상황에서 경쟁자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검색어 1위로 올리기 위해 매크로를 활용해 계속 검색이 이뤄지도록 조작한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MB)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매크로 여론조작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는 “여의도 이룸빌딩 1층에 ‘사이버팀’ 사무실을 차렸다”며 “중앙당에서 제공한 100개 이상의 네이버 아이디로 MB 관련 검색어를 조작하고 부정적 기사에 댓글을 다는 일을 하는 데 매크로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지지 선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나 비비케이(BBK) 관련 기사들에 드루킹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매크로를 써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조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겨레에 제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드루킹 사건에 대한 한국당의 반응이 너무 황당했다”며 “선거 때마다 매크로를 써왔던 한국당이 매크로를 전혀 몰랐던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이 도저히 이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6년 이후 내가 참여했던 캠프에서는 매크로를 쓰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내내 선거 때마다 해왔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매크로를 통해 온라인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씨는 언론에 보낸 한 편지에서 “한나라당 측 선거 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에 사용된 ‘댓글기계’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