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간염이라 불리는 ‘A형간염’은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알려져 있다. A형간염은 B형간염이나 C형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입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는 먹거리를 통해 전염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 위생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할 경우 A형간염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여름철에는 조개 등의 어패류를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여 먹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걸릴 수 있으며, 생선회보다 조개류가 A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A형간염은 B·C형 간염처럼 만성질환은 아니며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성인이 감염될 경우 증세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A형간염은 20~39세 사이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22명이 A형간염으로 치료를 받았고, 그 중 20~39세가 전체 환자의 약 60%를 차지했다.
젊은 연령층에서 A형간염에 감염되는 이유는 비교적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은 대부분 신체 내에 항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아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장년 이후 연령대에도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 또 A형간염에 이환되는 나이가 많을수록 간염의 임상 양상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A형간염의 증상은 성인 감기 증세처럼 피곤하고,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고, 식욕이 없는 증세가 지속된다. 감기 몸살과 다른 점은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하며, 일주일 이내에 황달이 나타나게 된다.
임형준 교수는 “치료법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일단 안정을 취하고,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대부분 나을 수 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절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A형간염에서는 드물지만 간염의 경과가 수개월간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증상이 심각해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할 경우 간이식을 받지 않는다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형간염은 예방이 필수이며, 특히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A형간염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또한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A형간염은 전염성이 매우 높아 항체가 없는 환자의 가족 구성원은 미리 A형간염 백신을 예방접종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의료업 종사자, 만성 간질환 환자 등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아직 별다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철저한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급성 A형간염이 발병할 경우 사망 위험이 증가하므로 평소 간을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
임형준 교수는 “50대 이상은 A형간염 발생 시 매우 심각한 임상양상을 보일 수 있기는 하지만 이 연령대의 대부분은 어려서 A형간염을 앓았던 경우가 많아 항체가 만들어져 대부분 자연 면역이 돼 있다”며 “반면 위생환경이 개선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20~30대는 대부분 항체가 없기 때문에 발병률이 크게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A형간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중요하고, 해외여행 시 음식물 섭취와 개인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