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비정상적인 시장과열이 국내외 가상화폐(암호자산) 가격차를 키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수요가 늘면 그 차이는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11일 한은 금융결제국 김동섭 과장에 따르면 가상화폐(암호자산) 가격은 전 세계 교환소마다 다르다. 특히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가격대비 평균 5% 높게 나타났다. 올해 1월에는 가격차가 40% 이상 확대됐다.
이더리움이나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가상화폐 국내외 가격차가 발생한 배경을 ‘수요’와 ‘공급’으로 구분 지었다.
우선 국내 시장 이상과열로 수요가 급증했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인의 가상화폐 투자 관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심은 투기수요 급증으로 이어졌고, 국내 가상화폐 교환소 원화 입금액도 따라서 증가했다.
한은은 또 가상화폐 시장에서 재정거래를 제약하는 기술·제도적 요인으로 인해 해외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언급했다.
재정거래 제약요인으로는 ▲금융기관 등 전문적인 시장 참가자 부재 ▲거래비용과 가격변동 리스크 ▲거래관련 복잡한 절차 및 처리지연 ▲기타 국내요인 등을 들었다.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차는 장기적으로는 줄어든 양상을 띠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국내외 가격차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김 과장은 “가상화폐(암호자산) 가격 국내외 격차는 그 자체로 시장 이상 투기과열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정책당국은 가격차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차가 불러올 부작용도 유의해야 한다”며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 편승해 가격조작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질서를 엄격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